올 시장 점유율서 日 산요ㆍ소니 처음 제칠 듯

(서울=연합뉴스)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을 맹렬히 추격해온 삼성과 LG가 올해 처음으로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패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최강자인 산요를 위시해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선점한 상황에서 최근 2~3년 사이 삼성SDI와 LG화학을 앞세운 '삼성-LG 연합군'의 선전으로 한국과 일본이 2강 체제를 형성하는 모양새가 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차전지 시장에서 18.5%(출하량 기준)의 시장점유율로 산요(20.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삼성SDI는 올해 스마트폰 열풍과 일본 엔화 강세 등에 힘입어 처음으로 산요를 누르고 정상에 등극할 전망이다.

그동안 고용량 대면적 리튬폴리머 전지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온 삼성SDI는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폰,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에 쓰이는 2차전지를 공급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열풍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 4월까지만 해도 100엔당 1천100원대에 머물던 양국 간 환율이 7월 말 현재 100엔당 1천390원대까지 치솟아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는 우리 업체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오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이 높아져 삼성ㆍLG 등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삼성SDI가 고용량 대면적 폴리머 전지의 경쟁력 강화와 아이패드, 아이폰, 갤럭시S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내에 산요를 제치고 리튬-이온 전지 1위 업체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2008년 처음으로 2차전지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최강자인 산요와의 격차를 1.7%포인트 차로 좁혀 놓았다.

미국 GM과 포드자동차에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를 공급할 예정인 LG화학도 지난해 처음으로 13.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간발의 차이로 소니(12.1%)를 누르고 3위에 올라선 이후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화학은 GM과 포드에 이어 조만간 유럽과 일본의 자동차 회사와도 2차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소니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가 산요를 제치고 1위에 오르고 LG화학이 소니와의 격차를 벌리면 삼성ㆍLG 연합군은 올해 처음으로 산요ㆍ소니로 대표되는 일본의 아성을 깨고 세계 2차전지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한결같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는 2차전지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오랫동안 유지된 일본 업체들의 아성을 허물게 된다면 양국 산업사에서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기반이 될 2차전지 산업을 세계 1위로 육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이 분야에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2차전지 시장규모는 올해 123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779억 달러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