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북 주도권 위한 연쇄 외교전… 우리가 주도

숨 가쁜 외교전에 6자회담국 긍정적 ‘패싱’ 의식

전문가 “북한 비핵화엔 동의… 남북통일엔 반대”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정부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국의 지지를 끌어내는 본격적인 외교에 돌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 사절단은 지난 5일~6일 북한을 방문결과를 지난 8일~9일 미국에 알린 것에 이어 중국·일본·러시아를 연이어 방문하며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같이 숨 가쁘게 외교일정을 소화하는 이유는 오는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코앞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대남 특사로 파견했으며 이에 문 대통령도 대북 특사단을 파견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끌어냈다.

이런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을 철저히 준비하지 않는다면 자칫 북한과 대화의 주도권이 미국에 넘어갈 수 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운전대론'의 동력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일본 등 인근 국가들은 북한의 전향적인 입장변화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자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도 북한의 핵실험·도발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현재 한반도 정세는 중요한 대화 기회에 직면해 있고 중국은 한국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중국이 제기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각국의 유익한 제의를 결합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핵·미사일 문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일본의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적극 지지했다. 

일각에서는 6자회담 국가들이 비핵화를 바라면서도 남북통일 자체에는 반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형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장은 “일본이야말로 가장 북핵에 위협을 받는 나라다. 당장 비핵화에는 찬성할 것”라면서 “다만 아베 정권이 북한이라는 위협으로 안보팔이로 지지율을 올리므로 통일 자체에는 반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고 경제적으로 힘들 때 한국이 6.25 전쟁을 벌이자 전쟁 장사로 크게 발전했다”며 “일본 입장에선 남북이 대립하길 바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해선 “북중 혈맹관계가 무너졌다는 평이 있다”며 “상황이 긴박해지니까 중국이 군부를 국경 지역으로 옮기기도 하지만, ‘차이나 패싱’을 우려해 당장 우리 호응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러시아에 대해선 “차기 대통령이 푸틴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괜히 미국 정권과 알력이 생기면 차기 정권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중의 혈맹관계가 깨지고 있는 만큼 러시아는 가스를 지원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회유책을 써서 우호 관계를 맺으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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