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전 13일 개최

실제 미술과 디자인에 쓰이는 전문 기법, 사물에 적용

‘공간지능’을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습득하도록 설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사물을 바라보는 법을 제시하는 ‘잭슨홍의 사물탐구놀이: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전이 마련됐다.

북서울미술관은 2016년부터 ‘색’, ‘점·선·면’, ‘율동’ 등의 조형 개념을 차례로 소개해왔다. 네번의 조형 언어 시리즈를 개최한 북서울미술관은 조형에 대한 풍부한 접근을 시도하고자 미술과 디자인 언어 모두에 능통한 산업 디자이너 출신 작가 잭슨홍을 어린이 전시에 초대했다.

이번 전시에서 어린이들에게 꺼내놓은 주제는 ‘사물을 다시 바라보는 법’이다. 보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닌 만큼 전시는 특정한 조형 개념을 파고들기보다는 다양한 조형 요소와 원리들을 소재 삼아 여러 사물들을 골고루 훑는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신작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를 감상하다보면 분명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물이 예상을 빗겨가는 즐거운 반전이 계속된다. 작가가 사물을 조금씩 변형해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한 손에 가볍게 잡히던 연필이 어깨에 져야 할 만큼 크고 무거워지고, 무생물인 스패너에 색색의 팔과 꼬리가 달려있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사물이 원래 가진 속성과 맥락까지 같이 변하며 이전과는 다른 관계와 이야기를 지니게 된다. 그래서 작품에서는 연필을 관찰하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난쟁이처럼 연필보다 작고, 스패너는 공룡 혹은 도마뱀 같은 생명체가 된다. 세상에 없던 사물을 만들어내지 않고서도, 이미 알던 일상을 가지고 새로운 풍경과 이야기가 탄생한 것이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작품에서 사물을 변형한 아이디어들은 미술과 디자인에서 쓰는 각종 기술·기법들이다. 다양한 드로잉 재료·방법들, 3차원 공간을 2차원 평면에 나타내는 투시도법, 입체물을 각 방향에서 바라본 투상도나 사물의 절단면을 상상해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횡단면도 같은 설계도면 종류 등은 대상을 효과적으로 관찰하고 설명하기 위해 실제로 쓰이는 방법이다.

실전에서 시각적 의사소통과 분석, 정확한 설명을 위해 고안된 방법들이 대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위한 힌트이자 작품의 내용으로 안착했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이번 전시는 북서울미술관과 서울교육대학교간 업무협약 이후 첫 공동 프로젝트로, 교대 교수·연구진이 워크북과 워크시트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어린이와 동반 보호자가 함께 전시를 관람하며 풀어가도록 설계된 워크북은 작품을 미술·수학·과학 교육과정과 연결한 활동으로 풀어내고, 워크시트는 최근 교육계에서 각광받는 개념인 ‘공간지능’의 관점에서 구성됐다.

북서울미술관은 “사실 사물을 다시 바라보는 일은 작가보다 어린이들이 훨씬 능할지 모른다. 이번 전시에서 어린이들이 작가가 사물탐구놀이를 통해 어떻게 익숙한 환경을 새로운 세계로 바꾸었는지 발견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바란다”며 “작가의 아이디어를 자양분 삼아 자신만의 상상력을 가지고 전시장 밖에서도 스스로의 사물탐구놀이를 계속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전시는 13일부터 2018년 8월 19일까지 서울시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달려라 연필, 날아라 지우개! (부분, 2018, 가변크기, 혼합매체)’. (제공: 북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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