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여성 영화인의 61.5%가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높았고 ‘영화 입문 단계’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6.1%가 성폭력·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61.5%, 남성이 17.2%로 여성의 피해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48.3%)와 20대(45.9%)가 높았다. 직종별로는 작가(65.4%), 배우(61.0%), 연출(51.7%), 제작(50.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비정규직(50.6%)의 피해 비율이 높았다.

피해자가 겪은 피해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 음담패설’이 28.2%로 가장 많았다.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 원치 않는 술자리 강요(23.4%)’ ‘특정 신체 부위를 쳐다봄(20.7%)’ ‘사적 만남이나 데이트 강요(18.8%)’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하도록 강요(15.8%)’ 등이 뒤를 이었다.

가해자는 남성이 71.6%로 여성(5.2%)보다 훨씬 높았다. 가해자는 상급자(48.7%)가 가장 많으며, 동료(24.1%), 교수 및 강사 등 교수자(9.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24.7%)은 남성(17.4%)보다 동료 가해자로부터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피해 반복 정도는 여성(49.5%)이 남성(36.9%)보다 2회 이상의 반복·지속적인 피해를 경험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술자리나 회식 장소가 44.3%로 가장 높았고, 외부 미팅 등 일 관련 외부 장소(19.4%), 촬영 현장(16.8%), 회의나 미팅 장소(15.4%) 등의 순이었다. 사건 발생은 영화 입문 단계(31.0%)에서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를 당하고도 53.0%는 친구, 동료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공론화하지 못했다. 이같이 대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넘어가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으로 생각돼서(34.1%)’가 가장 높았다. 이어 ‘업계 내 소문, 평판에 대한 두려움(31.0%)’ ‘대처 방법이나 도움받을 곳을 잘 몰라서(26.7%)’ ‘캐스팅이나 업무 수행에서 배제될까 봐(25.9%)’ 등이 뒤를 이었다.

성폭력, 성희롱 사건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0%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대답은 여성이 86.0%로 남성(58.8%)보다 높았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2017년 7월 11일부터 9월 13일까지 총 74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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