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성추행·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이젠 종교계 내에서도 피해 여성들이 미투 운동에 동참하면서 종교지도자들의 성범죄 의혹이 속속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성락교회 신길본당 전경(왼쪽)과 지난달 28일 ‘한국 천주교 사제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죄하며’란 제목의 담화문 발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천지일보(뉴스천지)
성희롱·성추행·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이젠 종교계 내에서도 피해 여성들이 미투 운동에 동참하면서 종교지도자들의 성범죄 의혹이 속속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성락교회 신길본당 전경(왼쪽)과 지난달 28일 ‘한국 천주교 사제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죄하며’란 제목의 담화문 발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천지일보(뉴스천지)

“각 교단 차원서 근본 원인 차단하는 대책 필요”
천주교 ‘교회내성폭력방지특별위(가칭)’ 신설키로
불교계, 성폭력 예방 교육 강화 및 지침서 마련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종교계로 번지면서 신부, 목사, 스님 등 종교지도자들의 성추문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 종단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성범죄가 비일비재했던 종교계에서 최근 천주교 수원교구 한모 신부가 여신도에 가한 성추행 파문을 계기로 개신교에 이어 불교계에서도 미투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종교계 내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각 교단 차원에서 성추행·성폭행 등의 근본 원인을 차단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먼저 천주교에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수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대국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대전에서 신부의 성추문 의혹이 또 불거지자 주교회의는 지난 5~9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이 문제를 긴급 안건으로 올려 사제들의 성범죄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교회 내 성폭력 방지 특별위원회(가칭)’를 주교회의 내에 신설키로 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성폭력 예방 교육 강화와 사건 발생 시 대처 등의 지침을 마련했다. 지난 7일 각 교구에 발송된 공문에는 외부 전문가를 초빙한 예방 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사건이 발생하면 총무원과 협의해 피해자 보호를 우선하면서 대처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종교계 시민단체들도 나서고 있다. 개신교단체인 하이패밀리는 지난 8일 양평에 ‘성폭력피해여성 상담치유 센터’를 열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지난 4일 교회 내 성폭력 피해자 약 30명이 모여 피해 경험을 털어놓는 비공개 말하기 대회를 연 데 이어 이번에는 해외 목회자 성폭력 사례를 살펴보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작년 불거진 선학원 이사장 성추행 의혹을 계기로 결성된 불교성평등연대모임은 오는 27일 과거 드러났던 불교계 성폭력 사건들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유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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