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에 문을 연 무슬림 기도실에서 미스무슬림 인도네시아가 기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에 문을 연 무슬림 기도실에서 미스무슬림 인도네시아가 기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류 관광객 증가와 맞물려 서울을 찾는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이 빠르게 늘어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에 무슬림 전용 기도실이 설치된다.

서울시는 예산 2억원을 들여 오는 5∼6월 시내 관광지 2∼3곳에 무슬림 기도실을 시범 조성해 이르면 올여름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시는 먼저 무슬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요 관광지의 관광정보센터나 민간 시설에 기도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해 이슬람 교계(敎界)나 전문가와 접촉해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무슬림 기도실이 만들어진다면 규모는 최소 6.6㎡ 이상으로 교리에 맞춰 남녀 기도실을 분리 설치할 가능성이 크다. 세족실, 냉·난반기, 내·외부 장식, 가림막 등을 설치하고 내부에는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두게 된다. 특히 무슬림이 예배하는 방향, 즉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키블라’도 만들어진다.

시는 무슬림 기도실을 만들면 서울 관광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국내 무슬림 관련 기관에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시가 무슬림 인프라 조성에 나선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무슬림 인구가 많은 나라인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 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총 98만 5858명으로 전년(74만 861명)보다 33% 늘었다. 전체 방한 관광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5.3%, 2015년 5.6%, 2016년 5.7%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늘어나는 무슬림 관광객들보다 이들을 위한 기도실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무슬림 기도실은 총 78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대학교·병원이거나 소규모로 전국에 흩어져 있어 관광객이 이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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