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출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SBS김어준의 블랙하우스서 내부고발

MB관련의혹 포스코 2000억 투자 폭로

 

네이버서 비판기사 가려져 이슈 안 돼
“홍보업체 의뢰… 건당 7만원~30만원”
“포스코 직접 관계된 매체와는 직거래”

[천지일보=황시연 기자] 네이버 기사배치 정책을 악용하는 일명 ‘네이버 비판기사 밀어내기’ 수법을 대기업이 적극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유사 이슈를 한번에 보여주는 클러스터링 정책을 쓰고 있다. 본지는 지난 5일 [단독] “네이버 실검기사 써드립니다”… 뉴스유통 슈퍼갑 네이버가 부른 ‘기형 언론문화’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네이버 실검기사를 대신 작성하는 홍보대행사가 난립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다. 아울러 네이버 클러스터링 정책을 악용해 홍보대행사들이 일정 금액을 받고 대기업 비판기사를 밀어내기 하고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포스코의 2000억 대 수상한 해외투자 건과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한 MB 자원외교의 유사한 패턴을 분석했다. 이날 출연한 전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홍보팀이 대행사를 통해 ‘네이버 비판기사 밀어내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민우 포스코 전 대외협력팀장은 포스코의 해외투자와 관련해 “중요한 게 미래의 가치를 끌어다가 현재 가치가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는 분식회계가 가능한 대표적인 아이템”이라며 “그 성과가 최소 몇 년 후에 나오는 자원외교”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의 수상한 해외투자 뉴스가 충분히 화제가 되지 못한 이유도 언급했다. MBC PD수첩의 의혹 보도 이후 네이버에 홍보기사로 도배가 됐다며 기사가 사라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도 했다. 

포스코에서 ‘네이버 기사 밀어내기’ 작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정민우 팀장은  “포스코 쪽에 오래 근무했던 분이 말씀해준 것”이라며 “회장에게 관련된 예민한 기사가 나올 거다 하면 미리 기사를 준비를 해놓는다. 그래서 포스코에서 직접 관계돼 있는 매체들에 쫙 뿌린다. 매체들과 직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포털 네이버 ‘기사 밀어내기’가 상업적이고 의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 홍보업체 관계자는 기사 밀어내기 의뢰 전화에 “안 좋은 뉴스를 밀어내려면 여러 건의 보도자료를 만들어주면 된다”며 “매체에 뉴스를 보내서 뉴스를 올려줘야 안 좋은 뉴스가 밀려난다”고 설명했다. 가격을 묻자 그는 “건당 7만원~30만원”이라며 “3건을 해서 밀려날지 4건을 해서 밀려날지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출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화면 캡처)

사실 대행사를 통한 클러스터링‧어뷰징은 네이버 실검기사 장악은 물론 ‘비판기사 밀어내기’에도 이미 보편화됐다. 포스코만의 사례가 아니다.

본지가 입수한 홍보마케팅대행사 A업체의 단가표·마케팅 제안서에 따르면 ‘온라인 위기관리 시스템’이라는 명목으로 비판기사 밀어내기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A업체는 “포털에 부정적인 기사가 올라왔을 때 기업에 긍정적인 보도자료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1~2시간 내 게재해 부정적인 기사를 보이지 않게 해드립니다. 야간 공휴일에도 가능합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실제 A업체의 단가표에는 유력매체들부터 군소매체까지 10만~30만원 대에 기사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클러스터링 밀어내기는 최소 10~20개 기사를 포털에 내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A업체 단가표에 따르면 클러스터링 단가는 최소 250만원이다.

그동안 비판적인 기사가 나올 때마다 기업들이 홍보성 보도자료를 쏟아내면서 비판기사를 ‘밀어내기’ 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있어왔는데 사실로 드러났다. 어렵게 쓴 기사의 밀어내기를 경험한 기자들은 저널리즘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독자들의 알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며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는 포스코 등 대기업 관련 비판 기사를 썼다 밀어내기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포스코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가 나갔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미담기사가 포털에 쫙 올라와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뉴스 이용자들의 알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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