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인은 고가의 유명제품을 구입하고도 별로 후회를 하지 않는 등 고급제품에 가장 호의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컨설팅 업체 매킨지앤드컴퍼니 조사 결과를 인용, 20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어떤 시장보다도 고가 호사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품 구입 후 죄책감을 느꼈다는 한국인 응답자는 5%에 불과해 유럽연합(EU)의 15%나 중국과 미국, 일본의 10~14%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급 브랜드 과시행위는 저질 취향'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22%로, 일본(45%)이나 중국(38%), EU(27%), 미국(27%)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 12개월간 유명 호사품 구입비가 그 이전보다 더 많다는 응답자 비율도 한국이 46%로 일본이나 미국(각 6%), EU(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중국 응답자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44%가 유명 호사품 소비지출을 늘렸다고 대답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가운데서도 한국과 중국에서만 상당수 소비자가 고급 소비재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의 고가 유명제품 시장이 성장 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매킨지는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대기업과 투자자들이 유럽의 유명 사치품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이같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재 세계 고급 소비재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 선이다.

과거 백화점과 면세점에 한정된 유통경로 때문에 시장성장이 더뎠지만 지난해부터 유명 고가 브랜드들이 서울과 부산에 독립적인 매장을 낼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서울과 인천에 추가로 여러 개 독립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고가 호사품에 대한 한국인의 호의적 태도의 바탕에는 고급 제품으로 자신을 구별 짓도록 부추기는 문화와 이에 뒤처지면 안된다는 사회적 압력이 자리하고 있다고 매킨지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공예품 위주의 상거래 전통이 세련된 제품에 대한 존경심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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