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 뉴시스)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신경전 팽팽… 회담 무산될 가능성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수락으로 급물살을 탈 것 같았던 북미대화가 다시 안갯속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한 이후 백악관에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 없이는 만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 나오면서 기류가 다시 바뀌고 있다. 북한도 북미 정상회담 소식 없이 미국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망과 관련해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지 않고는 그런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말과 수사에 일치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볼 때까지 이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구체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행동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특사단장이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달받고, 5월 안에 만나자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은 비핵화 등과 관련한 북한의 가시적 조치가 없을 경우 정상회담이 불발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도 미국의 대북제재를 비난하는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의 강권과 전횡을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오늘도 내일도 우리 공화국은 미국이 저들의 자막대기에 따라 선과 악을 가르고 정의와 진리를 짓밟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하고 나섰다.

신문은 미국의 해상봉쇄 성격의 대북제재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자 주권침해로 규정하고 미국의 ‘세컨더리보이콧(제3자 제재)’ 조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 민족끼리’도 “최근 더욱 악랄하게 감행되는 미국과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은 기어코 이 땅에서 북침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데 그 불순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하여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두 매체를 비롯한 북한 관련 어떤 매체도 현재까지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공식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는 미국이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 전까진 대북압박 전략을 북미대화와 무관하게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미가 정상회담을 두고 사실상 비핵화 조치와 대북제재 해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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