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속으로] 운동선수들이 달라졌다
[스포츠 속으로] 운동선수들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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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2018평창올림픽은 30년 전 1988서울올림픽 때와는 많이 달랐다. 평창올림픽을 지켜보면서 30년간의 시간차만큼이나 달라진 시대적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선수들은 금메달 같은 은메달에 환호성을 질렀고, 비록 메달을 따지 못했을지라도 그동안 쏟아낸 땀과 노력에 열광했다. 혹독한 2월의 추위 속에서도 선수들은 거침없이 질주하며 열정을 쏟아냈다. 국민들은 평창올림픽에서 패기 넘치는 도전과 하나 된 마음으로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해준 선수들에게서 큰 기쁨과 감동을 맛보았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금 5개, 은 8개, 동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7위에 올랐다. 금 8, 은 4, 동 8개, 종합 4위를 내걸었던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성공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열정적이고 진정성 넘친 선수들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자신의 성적에 기뻐했고, 이에 못지않게 ‘노골드’ 선수들도 솔직하고 당당하게 현재의 순간을 즐기는 모습들이었다. TV, 신문, 인터넷 등 언론들은 선수들의 메달 성적을 전하면서도 이에 못지않게 그들이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들을 잘 담았다.  

여자 컬링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으나 기쁨의 눈물을 흘린 ‘팀 킴’ 한국여자대표팀, 여자 쇼트트랙 500m서 실격판정을 받고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최민정, 간발의 차이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당당했던 서이라 등은 그동안 승리만을 갈구했던 ‘메달지상주의’에 접어있던 예전의 선수들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1988서울올림픽 때는 금메달리스트들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양궁, 레슬링, 복싱 등에서 금메달을 대량 획득하며 한국은 현재까지의 최고 올림픽 성적인 종합 4위를 차지했다. ‘1등만이 최고’였던 그 시절, 올림픽은 오로지 금메달리스트를 위한 잔치였다.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경기장에 나섰고, 은메달, 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마치 죄인이 된 듯 시무룩한 표정으로 시상대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30년의 시차를 두고 선수들의 자세가 크게 달라진 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의 시대의식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올림픽 때는 국가주의가 횡행했던 시절이었다. 개인보다는 공동체, 사회, 국가가 우선시됐던 당시, 금메달은 국가의 위세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금메달은 세계 제패를 의미하는 상징물로서 국위선양의 도구로 활용됐던 것이다. 국가 이상주의에 매몰됐던 때였던 만큼 금메달리스트만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국가보다는 개인, 이념보다는 감성이 중시되는 사고방식이 확산되면서 운동선수들의 의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선수들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개인적인 성취에 더 몰두하는 모습들을 보이게 된 것이다. 선수들은 결과에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했으면 그것으로 만족했고, 상대의 승리를 기꺼이 인정했다. 스스로의 믿음과 가치를 중요시하며 폭력과 부정, 불의를 보면 당당한 소신과 행동으로 맞서며 투쟁에 나섰다.    

이번 평창올림픽을 통해 한국 스포츠, 한국 선수들은 한 단계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성적에만 집착하지 않고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고 실용적인 사고를 갖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선수들의 달라진 모습에서 한국스포츠의 밝은 미래를 꿈꿔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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