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경찰이 7일 중부도시 암바텐나에서 매장에서 화재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리랑카 중부에서 이날 반무슬림 폭력사태가 격화하자 유엔이 당국에 폭력 책임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출처: 뉴시스)
스리랑카 경찰이 7일 중부도시 암바텐나에서 매장에서 화재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리랑카 중부에서 이날 반무슬림 폭력사태가 격화하자 유엔이 당국에 폭력 책임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출처: 뉴시스)

‘폭력 확산’ 비상사태 선포… 군대 배치
강제개종·불교 문화재 파괴로 갈등 고조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다수 불교도와 소수 이슬람교도 사이의 폭력사태로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지만, 충돌이 사그라지지 않자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 담당 사무차장이 스리랑카를 방문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

7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펠트먼 차장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과 면담하고, 폭력 사태가 벌어진 중부 지역 캔디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6일 가디언과 뉴욕 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과 내각은 최근 스리랑카 중부 캔디 지역에서 다수 불교도와 소수파 이슬람교도 사이에 충돌이 벌어진 종교·민족 간 폭력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열흘간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캔디 지역 등에는 경찰특공대뿐 아니라 군대가 파견됐다.

이번 폭력사태는 최근 캔디 지역 한 주유소에서 불교도인 ‘싱할라족’의 40대 트럭 운전사가 무슬림 주민 4명과 시비 끝에 맞아 숨지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싱할라족 주민들은 다음날 이슬람 사원과 무슬림 주민들의 집에 불을 지르는 등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 이 사태로 두 사람이 사망하고, 이슬람 사원 4곳과 상점 46곳, 차량 35대가 파손됐다.

현재 스리랑카에서는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싱할라족 일부가 극단적 민족주의 성향을 띠면서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를 겨냥한 폭력 사태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불교도와 무슬림 간 긴장은 지난해부터 강경 불교도들이 시민들을 이슬람으로 강제로 개종을 시키려 하고, 또 불교 문화재를 파괴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서면서 갈등은 고조됐다. 또 일부 싱할라족 불교 종교단체는 무슬림 팽창주의가 불교 공동체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마이트리팔라 대통령은 극단주의 불교도들을 사실상 내버려 두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스리랑카 인구 2100만명 중 불교도는 대부분 싱할라족으로 70%가 넘고, 힌두교도인 타밀족은 13%, 이슬람교도는 9%에 불과하다.

스리랑카는 1983년부터 2009년까지 싱할라족이 주축인 정부와 북부 힌두교도 타밀족 간의 내전이 벌어지는 등 오랫동안 종교·민족 간 갈등을 겪었다. 또한 내전으로 10만여명이 숨지고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주스리랑카 한국 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비상사태 선포를 알리고 교민들에게 현지인들의 집회 장소 등 출입을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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