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광둥 대표단 개헌안 심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시 주석인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장기집권을 가능케하는 개헌안에 대해 “완전히 찬성한다”고 밝혔다.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광둥 대표단 개헌안 심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시 주석인 이 자리에서 자신의 장기집권을 가능케하는 개헌안에 대해 “완전히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공개 찬성 밝혀

스스로 제안해 승인한 셈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에 대해 “완전히 찬성한다”고 밝혔다.

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중앙(CC)TV,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열린 전인대 광둥 대표단 개헌안 심의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이 개헌에 대해 이와 같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시 주석은 당일 회의에서 “헌법 개정안 초안에 대해 완전히 찬성한다”며 “우리 헌법을 일부 수정하는 것은 당 중앙이 대국적이고 전략적인 차원에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내린 중대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초에 이번 개헌은 시 주석이 직접 제안했다. 왕천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비서장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개막식에서 ‘헌법 개정 초안 심의에 관한 안건’을 설명하면서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공산당 지도부가 모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개헌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결국 장기집권 개헌은 본인이 제안하고 본인이 승인한 셈이다.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광둥 대표단 개헌안 심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광둥 대표단 개헌안 심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시 주석이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개헌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히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단 전원과 시 주석의 최측근 인사들도 한 목소리로 개헌안 지지에 거들었다.

리커창 중국 총리와 리잔수, 왕양, 왕후닝, 자오러지, 한정 등 상무위원단은 이날 각기 다른 지방 정부 대표단 개헌안 심의 회의에 참석해 “완전히 찬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개헌안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심의를 마친 개헌안은 오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헌 추진이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었다고 하지만, 공산당의 삼엄한 통제 속 반대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을 뿐 일부 반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당국은 표결 과정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는 중국 헌법에서 ‘국가주석직 2연임 초과 금지’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도 헌법에 삽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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