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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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주장 여성 “10년 전 성폭력 당했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근 30여년 한국개신교 보수진영 결집의 주축이 돼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핵심 요직을 맡고 있는 목회자가 미투 폭로 대상으로 떠올랐다.

7일 경기 수원S교회 성도였던 여성 A(50대)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갖고 한기총 공동회장이자 이 교회 당회장인 이모(74) 목사로부터 10여년 전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교회 소유 땅 1600여㎡을 빌려 비닐하우스 9동을 지은 뒤 꽃집을 운영하던 당시 이 목사가 수차례 희롱과 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A씨가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예쁜 사람이 혼자 살아 아깝다”며 귀 뒤를 만지고 끌어안았다고 한다.

임차했던 교회 땅이 그린벨트(생산녹지)여서 비닐하우스 내 영업행위 등에 대한 수원시 단속이 계속되자 이 목사가 나서서 해결해주기도 했다. A씨는 “목사님이 H골프연습장에서 조찬모임을 자주 했는데 나만 믿으라며 공무원들에게 내 사정을 부탁했다”며 “그리고는 그곳 휴게실에서 사람들 눈을 피해 내 다리와 어깨를 쓰다듬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이 목사가 지방에 출장을 갔을 때도 자신을 불렀다고 말했다. A씨는 “부흥회를 위해 충북 청주를 찾은 목사님이 오라고 전화를 해 내려갔더니 키스를 시도했다”며 “을의 처지에서 완강히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는 수원S교회와 5년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보증금과 이주비 등을 받아 다른 곳으로 이전한 후 이 목사와의 불편한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수원시에 이야기 해 단속을 무마시켜 주기는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 목사는 자신이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이 목사는 “A씨 유혹에 순간적으로 넘어가 딱 두 번 만났으나 실수였다”며 “목사의 양심상 괴롭고 겁이 나 그 뒤로 딱 끊었다”고 해명했다.

이 목사는 “세상에 의인은 없다는 성경 말씀도 있지만, 목사도 사람인데 건드리면 반응이 안 오겠느냐”며 “임대차 계약이 종료돼 A씨가 나갈 때 충분히 보상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1974년 수원S교회를 설립, 1500명 이상 모이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벌여왔으며,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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