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함께한 오찬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함께한 오찬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출처: 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 놓고 이견… 조배숙·이정미 “협력”
개헌에는 동상이몽… 야당 “정부 주도는 안돼”
홍준표, ‘미투’로 농담… 임종석에 “무사해 다행”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7일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오찬회동을 가진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 등 주요 현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회동 의제는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됐다. 이날 정오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100여분의 시간 동안 청와대 회동에 처음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 과정과 배경 등에 문제를 제기하면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이를 거들고, 문 대통령이 반박하는 형태가 이어졌다.

홍 대표는 “어느 쪽이 먼저 남북정상회담을 요구했나” “한미 훈련 무력화 및 지방선거용으로 4월 말 정상회담을 택하지 않았나” “북한과 비밀 회동을 언제부터 했느냐” 등을 연달아 물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요구에 대해서는 “베를린선언부터 시작한다면 우리가 제안한 셈이고 신년사를 생각하자면 북한 측에서도 호응했다고 할 수 있다”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답했으며 회담 시기에 대해서는 서로 주고 받으면서 된 것이지,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따져 묻기는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접촉에 대해서는 “국외에서 따로 비밀 접촉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북한이 우리의 여러 가지 제안 중 남쪽의 평화의 집에서 하겠다고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홍 대표가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의 시간 벌기용 회담으로 판명된다면 정말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데 거기에 대한 대안이 있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이 “홍 대표께서는 어떤 대안이 있느냐”고 받아 쳤고 홍 대표가 다시 “대통령께서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되물으면서 언쟁도 조금 있었다고 전했다.

유 대표도 “비핵화에 대해 탐색적 대화를 하되 제재·압박을 유지하면서 상호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최근 논란이 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를 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초당적 협력 방침을 강조하면서 당별로 대북정책에 대한 확연한 인식차가 확인됐다.

6.13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의견이 갈렸다.

문 대통령과 추 대표는 정부 발의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으나 조 대표와 이 대표 등은 국회에서 개헌을 주도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대표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개헌을 주도하는 것이 맞다며 “대통령께서는 정부 주도의 개헌 논의를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어떤 개헌을 이룰 것이냐’가 아니라 ‘개헌이 되지 못한 것이 누구 책임이냐’ 공방으로 흐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동 주제를 외교·안보문제에 국한해 진행할 것을 사전에 요구했던 홍 대표는 개헌 주제가 나오자 “다른 주제는 나중에 해도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저희 밥 안 먹고 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미투 운동’도 화두가 됐다. 먼저 홍 대표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인사하면서 “미투 운동에 무사한 거 보니 다행”이라고 말했고 임 실장은 “대표님도 무사하신데…”라고 받아쳤다고 알려졌다. 회동 후 기자들이 이에 대해 묻자 홍 대표는 “농담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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