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오후 서울로 귀환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오후 서울로 귀환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北 지도자로 처음 분계선 넘어
전문가 “정당한 국가로 인정받기 위함”
비핵화 조건으로 군축협상 가능성도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찬 이후 남북 정상회담, 핵·미사일 시험 중지, 북미 대화 의지 등을 밝히며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지난 6일 대북 수석 특사를 맡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런 성명을 발표하며 대북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합의와 비핵화 의지 표명한 데 대해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진지한 노력이 관련 당사자들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같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대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통남통미(通南通美)’ 전략을 진행하며 어떻게든 대북 압박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북한은 통남통미 전략과 함께 이례적이라 할 만큼 파격적인 평화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은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려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 넘어 남한 땅을 밟는 첫 북한 지도자다.

또 평창동계패럴림픽 종료 후 진행될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연례적·방어적 훈련이라는 점을 이해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며 비핵화 의지를 명백히 밝혔다.

만찬이 끝난 뒤에는 우리 측에 처음으로 개방한 조선노동당 건물 로비까지 따라 나와 리설주와 함께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다른 국가 정상 내외가 외교사절을 맞이하는 국가 관례를 자기들도 따른다는 모습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런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 정당한 국가로 인정받고 국제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남북관계든 북미관계든 이번에 바로 돌파하겠다는 의도”라며 “대북제재에 대한 압박을 견딜 능력이 고갈됐고, 국제사회로 나올 시점이라는 의지”라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YTN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이라는 조건을 걸었다”며 “이 조건에 대해 여러 문제가 있겠으나, 외부 압력에 의한 체제 위협 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수석연구원은 “김정은이 젊은 나이에 북한의 정권을 잡은 이유는 김일성의 손자이며 김정일의 아들이기 때문”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선대의 유훈을 거론한 것은 이를 지키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조건으로 군축협상을 진행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대화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돌파구가 만들어질 경우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은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 열릴 수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조건으로 주한미군 축소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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