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뒤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보인다. (출처: 연합뉴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뒤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보인다. (출처: 연합뉴스)

‘핵폐기’아닌 ‘핵동결’… 비핵화의 일환

전문가 “동결을 시작으로 줄다리기 협상”

“김정은, 국제사회로 뛰어들겠다는 것”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 관계가 오는 4월 말 남북정상회담 성사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대북특사단의 방북과정에서 보여준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는 그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을 크게 해소시켰다.

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5일)부터 이날까지의 1박 2일간 방북 결과를 브리핑했다.

특사단은 ▲4월 말 남북정상회담 ▲정상 간 Hot라인 가동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 ▲미국과 대화 가능 ▲대화 동안 핵·미사일 시험 중지 ▲남측 태권도시범단·예술단 평양 방문 등 여섯 가지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지난해 수많은 핵·미사일 도발을 이례적으로 북한의 개방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특사단과의 만찬 자리에서 부인인 리설주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함께 접견했다.

만찬이 끝난 뒤에는 우리 측에 처음으로 개방한 조선노동당 건물 로비까지 따라 나와 리설주와 함께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다른 국가 정상 내외가 외교사절을 맞이하는 국가 관례를 자기들도 따른다는 모습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북한이 고위급 인사를 연이어 파견하며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계속해서 강력한 대북압박을 가하며 비핵화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북 특사단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날에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 특사단은 방북 결과 핵 폐기까지 끌어내진 못했지만 북한의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 중단인 ‘동결’을 유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측이 동결에는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비핵화 의지는 확인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은 “북한과 미국 양쪽에서 동결과 폐기를 놓고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동결을 시작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이어가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미국에서도 만족하진 않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확인했을 것”이라며 “북한이 밝힌 군사적 위협은 정례적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아니라 참수작전이나, 한미훈련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빼달라는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런 태도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끝내고 국제사회에 뛰어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북한의 이런 전향적인 태도 변화에 대해 “남북관계든 북미관계든 이번에 바로 돌파하겠다는 의도”라며 “대북제재에 대한 압박을 견딜 능력이 고갈됐고, 국제사회로 나올 시점이라는 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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