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3.1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구국기도회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개신교 보수진영 일부가 ‘한미동맹강화’ ‘공산주의 개헌 반대’ 등을 외치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3.1절 당일 기도회를 진행했다. 현 정권의 붕괴를 외친 이들의 기도회가 과거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의 행태를 답습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3.1절인 1일 한기총 명의로 개최된 구국기도회 ‘3.1절 국가회복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한홍구, 보수 개신교사 조명

일본·미국·군부에 기생해와

최태민과 구국십자군 활동

정치적 발언 중심엔 한기총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지난 3.1절 광화문에서는 극우집단의 태극기 집회와 함께 일부 보수개신교 대형교회들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증경총회장 등 인사들이 진행한 구국기도회가 열렸다.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나와서 개헌반대 한미동맹 반공산주의를 외쳤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빨갱이’로 표현하며 현 정권이 무너져야 한다고 기도하기도 했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지난 5일과 6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를 갖고 한국근현대사 속 개신교의 행태를 되짚으며 보수 개신교의 역사적 DNA를 집중 조명했다.

이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보수 개신교의 뿌리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에는 신사참배에 동참했던, 신앙적 절개를 저버린 주류 개신교 목회자들이 있었다. 주류 개신교계는 이때 대부분 친일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본 패망으로 해방된 이후에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미국과 손을 잡았다. 미국은 한반도 내에서 지지 세력 기반을 잡아야 했기에 일제가 강제 점령해 국유재산으로 삼아야 했던 적산을 개신교인들에게 넘겨주며 마음을 샀다.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보수 개신교인들은 미국에 대항하는 세력을 제거하는 선봉장이 됐다. 제주 4.3사건, 신천학살 등 목회자들을 배후로 하는 민간학살사건도 있었다. 교회 청년들로 구성된 서북청년단은 제주도 빨갱이라며 사람들을 죽였다. 한 교수는 이들 뒤에 미국이 있었다고 말하며 “안타까운 게 민간인 학살에서 반드시 있는 게 선별 절차가 있었는데, 손가락질을 해서 죽이는 쪽 살리는 쪽을 선별했다. 그 역할을 목사님들이 직접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처: tbs 홈페이지 화면캡처)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처: tbs 홈페이지 화면캡처)

또 군부 정권이 들어서면서 부터는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진보 개신교에 맞서기 위해 보수 개신교 목회자들을 군대식으로 훈련하고 십자군이라는 조직을 만들어냈다. 최태민의 구국십자군이다. 한 교수는 “최태민과 밀월기관이 있는데 최태민을 적극 지원을 하면서 보니까 문제가 심각해지고 박근혜를 뒤에서 좌지우지하고 하니까 유신정권이 기독교를 지원한 건 맞지만 최태민을 그 역할에서 배제시키려고 유신 말기에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십자군적인 전통을 이용했다며 “박정희가 월남에 파병을 할 때 명목이 자율십자군이다. 반공십자군, 자율십자군. 그런데 월남에서 돌아올 때 파월장병 환영식에서 이제 여러분들은 유신의 십자군이 돼라”라고 했다. 이후 최태민이 그 말을 받아서 구국십자군을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구국십자군의 초대 총대는 최태민이었고, 단장을 맡은 이는 강신용 목사였다. 강 목사는 개신교 내에서 한경직 목사 다음으로 영향을 크게 끼치는 인물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 교수는 한기총과 최태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한 교수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태민 목사하고 같이 일을 했던 분들 중에 나중에 한기총이나 그런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최태민과의 관련성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한기총은 1989년 창립 이후 한국교회를 보수화 시키며 항상 정치적 발언 중심에 선 단체다. 이번 3.1절 구국기도회도 한기총 명칭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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