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 作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나는 걸을 때 명상을 할 수 있다. 걸음이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정신은 오직 나의 다리와 함께 움직인다.”

장 자크 루소는 죽기 2년 전인 1776년부터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집필했다. 루소 말을 빌리면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과 음모와 관련해 10가지 해명을 묶은 책이자 수필집이다.

바닥에서 시작한다는 루소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외톨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노골적으로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으며, 상처는 받을 만큼 받은지라 더 이상 잃을 부분도 기대할 부분도 없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자기애(自己愛)가 강한 루소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산책과 소일거리를 하노라”고 말한다. 결국 수필 제목에서 말하는 고독한 산책자는 루소 자신이며, 그가 바라는 이상(理想)이 결코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음을 몽상(夢想)이라 표현했다.

66세에 생을 마친 루소는 평생 자아성찰을 하는 데 힘썼다. 그의 주요저서인 <참회록> <루소는 장 자크를 심판하다> 등을 보더라도 고백적 성격이 강하다. 말년에 쓴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역시 고독한 방랑 속에서 자신의 참된 모습을 찾고 알리려는 흔적이 가득하다. 루소는 지난날 박해를 받았던 상황을 되살려 격분의 감정을 그대로 글에 옮겼다. 하지만 전체적 흐름은 세상에 분노를 느낀 그가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자연 속에서 위안을 얻어 담담하게 서술해 나간다. 생각이 많은 그이지만, 자연 속에서 함께할 때만큼은 오로지 자신의 취미인 식물 채집에 여념이 없으며, 이를 통해 행복감을 느낀다.

남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고 생각한 루소. 실례로 그는 이상적인 교육론을 펼친 <에밀>을 발표해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았으나 정작 자신의 아이들 다섯 명을 모두 고아원으로 보냈다. 여기서 오는 비난과 질타에 대해 그는 철저히 자기변호를 했을 터. 이 외에도 당시 그의 글은 상식을 깨고 파격적이어서 대중들의 관심거리가 됐다.

어찌 보면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 많은 루소들이 존재한다. 산업화를 거치고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루소처럼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18세기 루소가 글로써 자신을 찾아 여행을 떠났노라면 오늘날의 루소들이 내면을 찾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타인과 소통을 하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좇는 루소. 우리는 그를 통해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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