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안희정 충남도지사. ⓒ천지일보(뉴스천지)

安 지사 “도지사직 사퇴·정치활동 중단” 선언

혼외 관계 가진 것만으로도 도덕적 ‘치명상’

추미애 “있을 수 없는 일… 국민들께 사과”

정치권, 안 지사 ‘성폭행 의혹’에 일제히 비난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수행비서 김지은씨의 성폭행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6일 새벽 정치활동을 중단하고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전날 안 지사의 정무비서관 김지은씨가 방송에서 성폭행을 폭로한 지 불과 4시간여 만인 오전 0시 50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안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다”고 덧붙였다. 또 안 지사는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며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안 지사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전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해 6월 말부터 지난 2월 25일까지 안 지사에게 4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김씨는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일던 지난달 25일에도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아울어 김씨는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당한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언급해 향후 파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성폭행 혐의는 빼더라도 그가 혼외 관계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씻을 수 없는 도덕적인 치명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초 안 지사는 6.13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서울 송파을 재보선의 전략공천 후보나 8월 진행될 예정인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번 성폭행 가해자 의혹이 불거진 데다 안 지사 자신도 최소한 불륜을 인정한 것인 만큼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은 이번 안 지사의 성폭행 가해자 파문과 관련해 발 빠르게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초대형 악재’에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한 뒤 안 지사에 대한 출당 및 제명조치에 착수하기로 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당 대표로서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린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야당은 안 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 안 지사의 사죄와 지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피해자 수행비서의 눈물의 폭로를 듣고 있자니 안 지사는 참 나쁜 사람”이라며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변명도 무척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어 “최대한 빨리 모든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국민께 사죄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면서 “정의롭고 상식 있는 정치인 안희정의 본 모습이 ‘이미지’였고 ‘가면’이었다고 생각하니 슬프기까지 하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지사직을 사퇴하고 수사에 적극 임하라”면서 “성범죄의 성역이 있을 수 없다. 현역 광역단체장이자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안 지사가 사퇴하고 수사에 응할 것인지가 미투운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매우 전형적이고 추악한 권력형 성범죄”라면서 “안 지사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고 충남지사직에서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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