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한국언어문학과 윤석산 교수가 천도교 신앙에 대해 말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윤석산 교수 약력>
중앙일보 신춘문예,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인으로 활동.
한양대학교 및 대학원 국문학과 졸업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
한양대학교 국제문화대 학장
천도교 중앙총부 교서편찬위원장
천도교 서울교구장 역임
現 한양대학교 국제문화대 한국언어문학과 교수
現 천도교 교수회 회장

시집 및 저서, 주해서
<바다 속의 램프>, <온달의 꿈>, <처용의 노래>,
<용담 가는 길>, <적>, <견딤에 대하여>, <밥 나이, 잠 나이> 등의 시집
<용담유사 연구>, <고전적 상상력>, <박인환 평전>,
<동학사상과 한국문학>, <용담에서 고부까지>, <동학 교조 수운 최제우> 등의 저서
<동경대전>, <용담유사>, <도원기서>, <어면순> 등의 주해서

시인이자 천도교 교수회 회장 윤석산 교수

[천지일보=김종철 기자]1967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시(童詩) 부문에 당선되며 이슈를 일으켰던 윤석산(한양대학교 한국언어문학과) 교수는 지난해 시집 <밥 나이, 잠 나이>로 편운 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시인이자 학자인 윤석산 교수는 신실한 천도교인이다. 윤 교수는 일반인들이 수운 최제우의 가르침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동학경전 주해서를 출간하는 등 천도교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부모님따라 시작한 천도교 신앙
그의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는 천도교인이었다. 천도교 집안끼리 결혼을 많이 하던 시기였기에 그의 부모님 역시 자연스럽게 천도교 신앙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삶은 천도교 신앙 그 자체였습니다. 6.25 때 총살을 당하는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도 기도를 하며 총알을 맞고도 기적처럼 살아나는 경험도 하셨습니다.”

그는 7남매 중 아버지의 권유로 혼자 천도교인으로 살고 있다. 결혼식을 천도교 교당에서 치르며 입교한 그는 “천도교에 대해 잘 모르는 상황에서 교수 시절 여름방학에 혼자 수련원을 찾아가 수련을 한 후 천도교가 깊은 종교라는 것을 체험하게 됐다”며 “그때 평생의 신앙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한다.

이것이 계기가 된 후 <용담유사>를 가지고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논문을 쓰면서 천도교를 공부하게 됐고 깨달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수운 최제우에 대해 “천지 이치를 깊이 통달하시고 몸으로 실천한 분으로 지식인에서 한 종교의 교조로 변한 스승이며 성인”이라고 표현했다. 윤 교수는 학자로서 수운 최제우가 1860년 결정적인 종교체험을 한 후 1년간 수련의 시간을 가졌고 이를 통해 한울님으로 받은 도를 객관화, 논리화, 체계화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수운 최제우가 만 3년 동안 8편의 가사작품을 남겼으며 직접 자신의 경전을 쓴 것은 다른 종교 창시자들과 비교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도교도 하나의 종교”
소수의 일반인들은 천도교가 종교가 아니라고 오해를 하고 있다. 천도교 전신인 동학을 생각하면 죽창과 머리띠가 생각나며 천도교는 3.1운동, 사회활동이 먼저 생각난다는 것이다.

그는 “천도교는 종교이다. 수운 대신사가 종교체험을 통해 한울님에게 가르침을 받았고 신을 경배하는 방법으로 주문 수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1905년 서양의 종교체제를 받아들여 교당을 짓고, 일요일 11시에 시일이라는 종교의식을 행하며 청수, 성미, 기도 등의 종교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도교인들은 한울님의 마음으로 회복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천도교 알리기 위해 책 발간
윤 교수는 서울교구장으로 3년간 봉사했다. 그는 천도교 서울교구장으로 있으면서 천도교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교서편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천도교 약사>라는 책을 만들었다.

교세가 컸던 천도교는 일제시대 때 분열이 됐다. 1925년 일제에 타협하는 노선과 비타협노선으로 나뉘어서 그때부터 천도교의 역사를 쓰지 못했다 한다. 교서편찬위원회는 <천도교 약사>를 계획했고 김응조라는 분이 1차 초고를 했고 윤 교수가 검토하면서 <천도교 약사>가 나온 것이다.

그는 “천도교 약사가 분열된 양 측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썼기에 양측 모두 좋아하지는 않지만 객관적으로 천도교를 공부하는 데는 중요한 책”이라고 내다봤다.

▲ 시인이자 천도교 교수회 회장인 윤석산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더 발전된 천도교를 위해
천도교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홍보도 중요하지만 내적인 신앙의 결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도교 신앙의 체제가 오랫동안 변하지 않으면서 유지해왔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과 현대인에게 안 맞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감한 변화도 필요하며 자체적으로 종교의 회복을 통해 천도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전 현대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운동 수운회관 건물에 천도교 청년회에서 경전 구절을 건물에 붙여놨는데 지식인들조차 이해가 안 된다며 그에게 물어볼 정도다. 또 교리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쉽게 이야기해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를 중심으로 천도교 교수회가 만들어진 것도 이런 이유다. 교수라고 해서 모두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적인 집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만들어진 모임이다. 교수회는 회원들 각자가 전문 분야에서 자문도 해주고 필요한 부분은 협력해 주며 운영되고 있다. 

윤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천도교 경전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교리를 체계화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고백했다.  그가 한문경전인 <동경대전>을 우리말로 풀었고, 미국 로드아일랜드 대학 김용준 명예교수와 함께 미국출판사에 영어로 번역한 이유도 전 세계인들에게 천도교를 알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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