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북 특사, ‘북한제재 사면’에 이용당하지 않기를
[사설] 대북 특사, ‘북한제재 사면’에 이용당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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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정부 당국자가 개·폐막식에 참가한 북한 대표단과 몇 차례 회동을 가졌고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일시 화해 분위기를 타고 있다. 한반도 긴장 완화와 세계평화를 위해 지속적인 남북대화의 당위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특사 파견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포기 관련 메시지가 없자 미국이 지속적인 대북제재 수위와 압박을 높이다보니 북미관계는 냉랭한 상태에 놓여 있다.

한반도 문제 당사자국인 한국정부로서 주도적으로 대북 협상 등을 이끌어가야 하지만 북미 간 견제·알력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도 해야 하는 입장이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 까닭에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평창올림픽 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방남해 우리 정부에 대해 공식 방북 초청의사를 밝힌 데 따른 답방 형식의 대북 특사 파견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정부의 대북 관련 상황을 통지한 바 있다. 북미대화가 성사되기 전 남북대화를 먼저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4일 김여정 부부장 방남에 따른 답방 형식으로 대북특별사절단을 확정했다. 사절단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표로 하여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 대미관계 핵심인 정 실장과 대북전략통인 서 원장은 한반도의 현실적 입장과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한미관계 등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외교·안보통이다. 지난번 북한 김여정 부부장 방남 시와 또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 때도 몇 차례 만나 남북대화 등과 관련해 물밑 대화를 나눈 바 있기에 방북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양하기 위해서다. 

대통령 대북 특사의 방북에 따른 국내외 상황들이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야당에서 이번 특사 임무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보장 요구를 핵심 사안으로 들고 나왔고, 미국에서는 우리 정부의 대북 특사 방침을 듣고서도 그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은 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란 목표를 갖고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지 않으면 북미대화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미대화 촉진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의 특사 파견은 시의적절하다고 하겠으나, 북한의 ‘대북제재 사면’ 등에 이용당할까 하는 우려도 있는 만큼 정부에서는 신중한 전략책의 적극 대처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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