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사고와 관련해 구조물 추락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 정밀감식이 진행된 가운데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3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사고와 관련해 구조물 추락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 정밀감식이 진행된 가운데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3

경찰, 인부상대 “안전교육 없었다” 진술 확보

앵커탈락 vs 자제불량 조사, 부실시공 여지 남겨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사고와 관련해 구조물 추락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 정밀감식이 진행됐다.

지난 2일 오후 1시 45분께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A동 55층에서 근로자 3명이 작업 중이던 공사장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이 추락해 1층에서 작업하던 인부 1명을 덮치며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오후 경찰은 사고 당시 55층에서 작업을 하던 중 동료 직원이 탄 구조물이 추락하는 것을 목격한 생존자가 있다고 밝혔다.

최영해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사고 당시 1호기와 2호기를 동시에 밟고 있던 근로자는 안전벨트를 1호기에 걸고 있던 터라 2호기가 추락 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며 “올려라해서 올렸고 내리라 해서 내리는 순간 그대로 추락했다”고 생존자로부터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머리를 다쳤다고 보도된 부상자는 1층이 아닌 57층에서 유압기를 조정하면서 추락하는 SWC로 인해 유압호스에 이끌려 난간 기둥에 부딪혀 경상을 입었다”고 덧붙혔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날 오후 1시부터 공동으로 진행한 정밀감식은 근로자 3명이 공사장 안전작업발판 구조물과 함께 추락한 지점인 55층과 떨어진 1층에서 중점 정밀감식이 진행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구조물을 지지하는 고정장치 4개가 모두 이탈했고 1개는 발견됐지만, 확인이 불가능한 3개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장비 사용을 통해 외벽 상황점검으로 사고원인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사고와 관련해 현장 수사를 맡은 최영해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이 슈브라켓 앵카(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3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 추락사고와 관련해 현장 수사를 맡은 최영해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이 슈브라켓 앵카(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3

최영해 과장은 “건물 외벽에 층마다 길이 40㎝ 크기의 앵커(콘)가 박혀 있고 이곳에 역삼각형 모양의 슈브라켓과 볼트가 들어가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을 지지하는 구조”라며 “당시 근로자들이 타고 있던 구조물 SWC(safety working cage)가 54층 외벽에서 55층으로 올리는 과정에서 슈브라켓 4개가 모두 이탈해 바닥으로 떨어졌고 앵커와 주변 콘크리트까지 붙은 채로 발견된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외벽에 앵커(콘)가 빠졌는지 끊어졌는지 파악 중이다. 앵커 탈락과 자체불량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라고 설명하며 부실시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를 두고 있다.

경찰은 유압기 불량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안전핀이 50㎝ 간격으로 있다. 유압기로 50㎝를 위로 밀어 올리고 안전핀에 걸려 잡아주는 방식인데 20㎝ 남은 상태에서 올려 해서 올렸다가 심지를 확인하고 내려 해서 내리는 순간 그대로 떨어졌다고 57층에 유압기 조작 인부가 말했다며 유압기 이상 유무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날 경찰은 공사현장 관계자로부터 55층 외벽 마감 작업 이전에 외벽에 앵커를 설치하지 않고 콘크리트 타설로 인해 뒤늦게 드릴로 구멍을 뚫어 앵커를 심는 사례도 여러 번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55층 건물 외벽에 설치된 앵커가 건물 콘크리트 양생 작업 이후에 구멍을 뚫은 것인지는 확인 중에 있다”며 “기존 건물에도 구멍을 뚫어 작업을 하는 곳도 있다. 공법상 구멍을 뚫어 앵커를 심는 것이 안전성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 날씨로 인한 콘크리트 양생 불량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콘크리트 타설한지 오래됐다.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공사관계자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서는 “외벽설치팀과 현장 인부 6명을 상대로 진술을 마쳤다”며 “안전교육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오후 1시 45분께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A동 55층에서 근로자 3명이 작업 중이던 공사장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작업 구조물 안에 있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지상에 있던 근로자 1명이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3
지난 2일 오후 1시 45분께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A동 55층에서 근로자 3명이 작업 중이던 공사장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작업 구조물 안에 있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지상에 있던 근로자 1명이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3

경찰은 “현재는 사고원인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원인 규명 후 하청업체자격, 안전조치 준수 여부 등 다각도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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