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사계절 찍은 영화 덕분에 배우·스태프들과 계절마다 만나

고향서 농사짓고 요리하는 ‘혜원’… “농사, 만만하지 않은 일”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배우 김태리는 데뷔작 영화 ‘아가씨(2016)’를 통해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당시 수많은 영화계의 러브콜이 있었음에도 김태리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직후였기 때문에 ‘리틀 포레스트’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중들은 궁금증을 가졌다.

임순례 감독 4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과 연애, 취직 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주인공 ‘혜원(김태리 분)’이 고향 집에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혜원은 그곳에서 자신이 키운 작물로 직접 제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오랜 친구 ‘재하(류준열 분)’ ‘은숙(진기주 분)’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며 자신만의 삶을 찾아 나간다.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김태리를 만나 그가 ‘리틀 포레스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극 중 혜원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취업준비생으로 시험, 연애, 취업 무엇 하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도시에서의 일상이 버거워져 모든 것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인물이다. 김태리는 실제로 사계절을 함께 보낸 함께 일한 배우, 스태프들과 동료를 넘어 가족이 됐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그는 “‘아가씨’나 ‘1987’과 이야기의 결이 다르고 현장 자체가 편했다. 사계절마다 촬영하니까 한 계절에 만났다가 헤어지고 다시 다음 계절에 만나서 인사하고 그런 것들이 굉장히 특별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그래서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스태프들도 적은 인원이라 가족, 친구같이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혜원은 고향에 내려가자마자 어린 시절 친구였던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친구들이 왜 왔냐고 묻자 “밥 먹고 싶어서”라고 답한다.

김태리는 “혜원이 입장에서는 장난일 수도 있고 굉장히 진담일 수도 있다. 혜원이가 집에 가서 당장 했던 일이 먹는 일이었다”며 “혜원이에게 가장 필요했고 힐링되는 기본적인 욕구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리의 말처럼 혜원은 직접 재배한 작물들로 한 끼, 한 끼를 정성껏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잊고 있었던 엄마와 기억을 떠올리고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며 성장해 간다. 덕분에 서울 토박이 김태리가 팔자에도 없던 요리와 농사를 짓게 됐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김태리는 “흔히 ‘편안하게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고 살아야지’ 말씀하시는데 농사는 일단 만만하지 않은 일이다”며 “제가 심는 장면을 많이 찍었는데 그렇게 심은 작물이 다음 계절에 오면 엄청나게 자라서 놀라웠다. 수박도 심어서 먹었다. 신기했다. 이런 게 자급자족이구나 싶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이게 영화에서 혜원이가 시골로 돌아가게 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며 “토마토를 예를 들면 토마토가 성장할 때 비가 오면 그해 토마토는 ‘불복’이라고 한다. 비가 오면 예쁘게 자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한 해 농사가 망하는 건데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자연의 섭리처럼 받아들인다. ‘이번에는 잘 안 됐고 내년에는 잘 해야겠다’라는 식”이라며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다음 해를 다시 맞는 게 좋았다. 그건 도시의 삶에선 느껴볼 수 없다. 그건 사실 실패인데 그곳에선 실패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김태리가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2

 

“요리 실력이요? 괜찮았던 것 같아요(웃음). 혜원이가 시골에 내려가서 도시에서 맘껏 펼치지 못했던 요리 실력을 뽐내잖아요. 제가 독립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거의 잘 안 먹어요. 거의 매일 배고파한 것 같아요. 그러다가 가끔 할머니 댁에 가면 밥이 그렇게 맛있어요. 반찬도 멸치, 깻잎 콩나물 시금치 이런 건데 너무너무 맛있어요. 집밥이라는 게 색다른 것 같아요. 밥에서 사서 먹는 음식이 아무리 아름답고 식욕을 자극해도 집밥만큼은 아니죠. 혜원이에게는 특히나 그렇죠.”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의 캐스팅으로 제작단계부터 주목을 이끈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원작에서 다룬 주인공이 사계절 동안 자급자족해 먹는 ‘요리’에서 벗어나 인물들의 스토리와 관계,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점차 성장해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김태리와 배우들이 신경 썼던 부분은 친구들과의 관계였다. 김태리는 “제일 중요한 게 혜원이가 이곳에서 자랐다는 태생의 아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저는 도시에서만 살아서 재하와 은숙 역을 맡은 배우들한테 조언을 많이 들었다”며 “고민도 많고 자괴감에 빠졌었으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민이 봉인 해제됐다”고 말했다.

영화는 지난 28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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