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철강 및 알루미늄 기업 최고경영진들과 만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음주 중 수입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10%의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 철강 및 알루미늄 기업 최고경영진들과 만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음주 중 수입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10%의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할리데이비슨·리바이스에 세금”

미국 정치인 압박전략으로 대응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의 관세 폭탄조치 후 트럼프發 무역전쟁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WTO와 IMF 등 국제기구까지 이례적으로 비판 성명을 내놨고 중국, 일본 등 상대 무역국들의 반발도 거세다. 유럽연합(EU)은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상대국들이 ‘보복 관세’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일(현지시간)에는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인상해 부과하는 일률 관세 방침을 밝혔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보고서와 관련해 “미국의 무역 제한조치로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경우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로이터도 EU 무역 대표자들이 미국으로부터 수입액 약 35억 달러(3조 7905억원) 상당에 25%의 보복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은 미국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제품 등 상징적인 미국 브랜드에 대한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유력 의원들에게 정치적 압박 가하는 방법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이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미국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지역구 위스콘신에서 생산되며 버번위스키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의 지역구 켄터키 대표 상품이다. 리바이스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의 지역구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앞서 EU는 지난 2002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수입철강에 3년 기간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을 때도 버번 위스키와 할리데이비슨 관세를 보복카드로 꺼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세이프가드를 철회한 바 있다.

대미 철강 수출국 1위인 캐나다도 반격에 대한 입장을 비쳤고 중국은 대두(콩) 등 미국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국제기구도 이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의 발표로 무역전쟁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성명을 통해 “미국의 관세정책이 미국과 글로벌 경제를 모두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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