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만나본 박물관] 정전의 아픔, 희망으로 생명의 꽃 피운다 ‘DMZ 박물관’
[이달에 만나본 박물관] 정전의 아픔, 희망으로 생명의 꽃 피운다 ‘DMZ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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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역사는 기록된다. 남겨진 유물은 그 당시 상황을 말해준다. 역사를 거울과 경계로 삼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사는 미래를 바라볼 때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 같은 역사적 기록과 유물을 보관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장소가 박물관이다. 이와 관련, ‘이달에 만나본 박물관’을 통해 박물관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전시장 안 모습. 판문점 경계상황이 재현돼 있다. (출처: DMZ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전시장 안 모습. 판문점 경계 상황 모습이 재현돼 있다. (출처: DMZ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동해안 최북단, 금강산 길목위치
전쟁의 아픔, 생명 동시에 공존
DMZ 역사적 기록물 보존 힘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금강산 마지막 봉우리인 ‘구선봉’이 눈앞에 보였다. 그 앞으로 해금강이 펼쳐졌다.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지는 땅이지만, 지금은 비무장지대(DMZ)로 오갈 수 없었다. 동해안 최북단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은 안타까운 남북의 비극적인 현실을 느끼게 했다.

통일전망대 근처이자 금강산 가는 길목에 위치한 DMZ박물관은 비무장지대에 얽힌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전쟁과 상처가 담겼지만 한편으로는 수천년간 다양한 역사·문화가 꽃피웠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이었다.

이상호 DMZ박물관장이 박물관의 정전 이후 상황과 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이상호 DMZ박물관장이 박물관의 정전 이후 상황과 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축복받지 못한 DMZ 탄생

비무장지대는 휴전에 따른 군사적 직접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 일정 간격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서해안의 임진강 하구에서 동해안의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총 길이 248㎞(155마일)의 군사분계선이 설정돼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각각 2㎞를 지정(남·북방한계선)해 4㎞의 공간을 두고 있다.

휴전은 됐지만, 누가 비무장지대의 탄생을 좋아했겠는가. 이상호 DMZ박물관 관장은 “비무장지대를 통해 6.25전쟁의 참상을 알 수 있다”라며 “특히 당시 작성된 ‘정전협정서’는 6.25전쟁의 당사자인 한국을 제외하고 유엔군과 북한군, 중공군 사이에서 맺어졌다”고 설명했다.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은 지워지지 않았다.

◆정전의 유산 이어지다

2년여의 휴전협상 끝에 정전협정 발효시점의 군사 대치선이 군사분계선으로 결정됨에 따라 1953년 7월 27일 휴전 발효당일까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는 치열한 전투가 전선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쌍방의 수많은 군인이 희생됐다.

대표적으로 ‘백마고지 전투(철원)’가 있다. 1952년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전투는 휴전협상 과정에서 포로송환문제가 타결되지 않자 중공군의 공세로 시작된 고지 쟁탈전이다. 9일간 24번이나 빼앗고 빼앗기는 치열한 폭격전이었다.

전시장 안의 정전협정 재현 모습 (제공:DMZ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전시장 안의 정전협정 재현 모습 (제공:DMZ박물관)ⓒ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휴전 상태임에도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1968년 1월 17일 북한 인민무력부 소속 124군 부대 특수요원 31명이 청와대 요인을 암살할 목적으로 중부전선의 철책을 뚫고 서울로 침투했다. 무장공비들은 서대문 세검정에서 자하문을 거쳐 청와대의 길목인 청운동 쪽으로 진입하려다가 발각돼 총격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경찰관과 무고한 시민이 살상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미 간 안전보장을 위한 공동성명이 발표됐고, 향토 예비군이 창설됐다.

4개의 땅굴도 발견됐다. 제1땅굴은 1974년 11월 경기도 연천군에서, 제2땅굴은 1975년 3월 강원도 철원군에서 발견됐다. 제3땅굴은 1978년 10월 경기도파주시에서, 제4땅굴은 1990년 3월에 강원도 양구군에서 발견됐다.

지난 2010년에는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이 일어났다. 북한군이 대연평도를 향해 170여발을 포격한 사건으로, 대한민국 국군은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80여발을 대응 사격했다. 이를 통해 남북한의 군인과 민간의 사상자를 냈다.

‘천안함 피격’ 사건도 있었다. 2010년 3월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의 천안함이 침몰했다. 승조원 104명 중 58명은 구조됐으나, 병사 40명이 사망했고 6명은 실종 처리됐다. 이 사건에 대해 정부는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 나 침몰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2002년에는 ‘제2연평해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총성은 멎었지만 비무장지대는 지금까지도 어둠의 땅으로 남아 있다.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그날의 아픔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실제 사용했던 철조망ⓒ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실제 사용했던 철조망ⓒ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

비무장지대는 분단으로 빚어진 뜻밖의 자연이 존재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의 ‘DMZ 일원 생태계 조사’ 자료에 따르면, 멸종위기 동물인 참매와 재두루미, 맹꽁이, 남생이, 물장군, 애기뿔소똥구리, 흰수마자, 다묵장어 등이 서식하고 있다. 또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층층둥굴레와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인 느리미고사리도 자라고 있다.

경기도의 ‘연천지역 DMZ 생태조사’ 결과에도 멸종위기 1급인 두루미와 흰꼬리수리 등 96종의 조류가 발견됐다.

이 관장은 “비무장지대는 사람들에게는 단절됐지만 동식물에는 오히려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는 곳”이라며 “생명의 소중함, 더 나아가 국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 주변으로 역사적인 유적도 많이 분포해 있다. 북한 개성에는 공민왕릉과 박연폭포, 관음사, 대흥산성 등이 있고, 장풍에는 현화사터, 백치산성 등이 남아 있다. 남한의 연천에는 신라경순왕릉과 당포성, 은대리성 등이 있다. 강원도 고성 북쪽으로는 삼일포와 해금강, 신계사터 등이 있고 남쪽으로는 문암리선사유적, 왕곡마을, 화진포 등이 남아 있다.

DMZ박물관 전경 (출처: DMZ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DMZ박물관 전경 (출처: DMZ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통일 기다리다

DMZ 박물관 야외에는 2010년 동부전선에서 철거된 비무장지대 철책과 2004년 남북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철거된 대북심리전 확성기와 문자 전광판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물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대신 말해주는 듯 했다.

노연수 DMZ박물관 학예연구팀장은 “비무장지대는 여전히 총칼의 그늘에 갇혀 있고 과거 우리 민족이 살아왔던 역사적인 공간”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미래의 희망을 갖고 또 발전시켜 나가야할 장소”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남쪽 지역에 국한돼 말하지만 통일이 되면북쪽 지역의 여러 가지 사례들도 통합해 설명하는 미래지향적인 박물관으로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물관은 통일을 대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먼저 박물관 관람료를 무료화해 100만 관람객시대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박물관은 분단과 통일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독일과 교류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베를린 장벽과 철책 등의 실물을 옮겨와 올해 하반기에 전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관장은 “통일을 위해 남북교류사업도 계속 진행해 왔다”며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어지는 평화의 기운으로 세계 평화의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북한 땅을 바라보는 관람객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북한 땅을 바라보는 관람객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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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이 2018-04-23 19:03:03
공해로부터 자유로운 청정지역에 국가공원이 있었으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