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룡호 수색 현장. (출처: 연합뉴스)
근룡호 수색 현장. (출처: 연합뉴스)

피항 중 거센 풍랑에 전복 추측

인근해역 지나던 상선이 신고해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전남 완도군 청산도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연안통발어선 ‘근룡호’ 실종자 7명 중 2명이 1일 선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항공기, 경비함정 23척, 잠수부를 투입해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기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는 28일 오후 4시 28분께 청산도 남동방 6㎞ 해상에서 발생했다. 배 안에 있던 선원들은 순식간에 배가 기울면서 미쳐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구조 신고를 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완도선적 7.93t 연안통발어선 근룡호는 26일 출항신고를 마치고 이튿날인 27일 오전 9시 5분 선장과 선원 등 모두 7명을 태우고 완도항을 나섰다. 다음 날인 28일 낮 12시 56분께 선장이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상 악화로 피항한다”고 연락했다. 이어 오후 1시 16분 청산도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위치신호가 완도해상관제센터(VTS)에 감지됐다.

사고 발견은 당시 인근을 지나던 상선이 근룡호 대부분이 가라앉은 것을 발견해 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신고했다. 신고 접수 약 1시간 30분 만인 오후 5시 47분 경비함정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기상악화로 수색하지 못했다.

다음 날 1일 오전 3시 33분 수중 진입을 시도해 선체에 적힌 선명을 보고 근룡호를 확인했지만 선내에 강한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어망이 얽혀있어 진입하지 못하다가 오전 7시 32분과 7시 49분 조타실에서 선장 진모(56)씨와 인도네시아인 D(26)씨 시신을 인양했다. 사고 소식은 실종자 가족에게 전날 오후 6시부터 순차적으로 알렸다. 인도네시아 선원에 대해서는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에게 통보했다.

근룡호의 위치신호가 끊겼을 당시 사고 해역인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정오부터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오전부터 파도가 높아져 신호가 끊길 무렵에는 파고가 최고 2.5m에 달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신호가 끊길 당시 평균 시속은 15m에 이르렀다.

피항이 늦어진 점도 사고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7일 완도항에서 출항한 근룡호는 완도 청산도, 여서도 해역에서 장어, 문어 등 통발 조업을 하고 10일 완도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상이 악화돼 청산도로 피항하려고 했다.

사고 접수 당일 오전 9시부터 경비함정이나 VTS를 통해 날씨 상황이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피항 시점이 늦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치신호가 끊기고 신고 접수까지 3시간 동안 해경 관제시스템에서는 근룡호 이상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40m 이하 소형 어선으로 관제시스템에서는 수많은 배와 산재해 있어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뒤늦게 경비함정과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거센 풍랑에 선체 수색에 실패했다. 시신 수습 이후에도 거센 풍랑 때문에 선내 진입을 못 하고 수색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후 해경은 기상악화로 선체 수색이 어렵자 선체를 여수 거문도 안전해역으로 옮겨 수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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