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올림픽의 성공을 꼽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다. 개최국의 성적, 대회 운영 능력, 재정수지문제, 올림픽 레거시 보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올림픽의 성공여부를 결정한다. 그중 개최국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국 선수들의 성적이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에서 한국이 일본과 중국을 밀어내고 종합 4위를,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에서 중국이 미국을 밀어내고 종합 1위에 올랐을 때,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은 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선 것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했다. 개최국 성적이 국민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치와 준비단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도 한국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5개, 은 8개, 동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7위에 올랐다. 당초 금 8개, 은 4개, 동 8개로 종합 4위를 내세웠던 목표보다는 다소 못 미쳤지만 내용적으로는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그동안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치중했던 메달 종목이 스켈레톤, 스노보드, 봅슬레이, 컬링 등으로까지 넓혀져 종목 분포가 다변화, 다양화됐음을 보여주었다. 

아마도 한국 선수들이 종전처럼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성적을 내고 다른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더라면 흥행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뛰어난 운영능력 등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선수들의 극심한 부진으로 국내 스포츠팬들이 외면을 한 적이 있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성적을 이끈 주역들은 한국체육대학교 출신 선수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국립대인 한국체대는 우리나라가 획득한 총 17개의 메달 가운데 13개(금 4, 은 6, 동 3개)를 독차지해 엘리트스포츠 메카의 저력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이는 종합 11위를 차지한 일본(금 4, 은 5, 4개)보다 앞선 것으로 한국체대가 국위선양에 이바지한 증거인 셈이다. 한국체대의 메달 비중은 76%로 선수단에서 큰 역할을 했다. 

한국체대 졸업생과 재학생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한국체대 졸업생인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은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이 종목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에 오르며 아시아 최다 메달선수로 탄생했고, 재학생인 스켈레톤의 윤성빈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재학생인 쇼트트랙의 임효준과 심석희는 남자 1500m와 여자 3000m 계주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재학생인 남자 스노보드의 이상호는 한국남자 스키 올림픽 출전 58년 만에 은메달의 값진 성과를 올렸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서 3연패를 겨냥했던 졸업생 이상화는 감동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졸업생인 쇼트트랙의 김아랑과 새내기 입학생인 김예진은 여자 3000m 계주에서 심석희와 함께 금메달 주자로 나섰고, 새내기 입학생 황대헌은 남자 500m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총 100개의 메달을 이미 기록해 지난해 세계대학스포츠연맹으로부터 세계최고대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한국체대는 2일 학교 필승관 5층 대강당에서 김성조 총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메달리스트들과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단 환영식 및 올 입학식을 개최할 예정인데, 행사에 앞서 금메달리스트들과 함께  세계최고대학 조각상 제막식도 함께 갖는다고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올림픽 메달 산실다운 면모를 보여준 한국체대가 한국스포츠의 미래를 위해 더욱 힘찬 도약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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