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김영희

 

울타리 안쪽 대청마루 끝
스쳐 갈 만큼 짧은 만남
햇살 시새움에 와르르
흩어지던 수정고드름

새하얀 솜이불 녹아내린
처마 끝에 꽁꽁 언 채로
매달리던 이겨낼 수 없는
혹한의 차디찬 얼음 눈물

해맑은 햇살 담장을
넘어서면 바람막이 없이
벌거벗은 알몸 허공에
주저앉아 울어 버렸지

유년의 기억 속에
그 춥던 겨울을
우적우적 맛있게도
입안을 얼리던 얼음과자

화롯가에 입김호호 불면
햇살 내려와 산산이 부서지던
겨울 맛 그대가 있기에 늘
겨울 고향을 그린다

-약력-

문학광장 시부문 등단
문학광장 문인협회 회원
주부백일장 장원
문학광장 문예대학 수료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