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가 3.1운동 99주년을 맞아 28일 서울 남대문교회에서 연합예배를 드렸다. 참석한 교인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YMCA, YWCA 등과 3.1운동 100주년을 한국교회의 다양한 전통들이 함께 모여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발족한 기구이다. 이 예배에는 3.1운동 당시 한양도성 사대문 안에 있었던 새문안교회, 정동제일교회, 상동교회, 안동교회 등이 참여했다. 설교는 유경재 안동교회 원로목사가 맡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8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가 3.1운동 99주년을 맞아 28일 서울 남대문교회에서 연합예배를 드렸다. 참석한 교인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YMCA, YWCA 등과 3.1운동 100주년을 한국교회의 다양한 전통들이 함께 모여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발족한 기구이다. 이 예배에는 3.1운동 당시 한양도성 사대문 안에 있었던 새문안교회, 정동제일교회, 상동교회, 안동교회 등이 참여했다. 설교는 유경재 안동교회 원로목사가 맡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8

“정치·사회인사들 민족대표 고사

종교계 지도자들 나설 수밖에”

 

천도교 도화선 개신교·불교 참여

일부 개신교 지식층 인사 반대

“목사와 천도교 인사 제휴, 죄악”

[천지일보=강수경 박준성 이지솔 기자] 3.1운동과 기미년독립선언서를 만들어낸 종교계로 구성된 민족대표 33인이 탄생하기까지 어떠한 일들이 있었을까. 기미년독립선언서에 이름을 올리고 3.1운동에 나선 선조들을 기리고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종교계가 3.1절을 전후해 일제히 기념예배·행사 및 학술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3.1운동 당시를 조명하는 역사적 발언들이 이어졌다.

3.1절 당일인 1일 오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종교교회에서 기념예배 및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발제에 나선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민족대표 33인이 종교지도자들로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1919년 1월 당시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인사들을 추대하기로 했으나 교섭은 무위로 끝났다. 하나같이 민족대표 자리를 고사했기 때문이다. 이후 2월 천도교 측과 개신교 측이 만나 거사일과 거사방법 등을 논의하며 3.1운동이 구체화했다. 이후 불교계도 참가토록 했다. 일부 종교계가 아닌 종교계 연합, 연대로 확대하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천도교, 개신교, 불교계 인사로 한정됐던 것은 당시 국내 정치적 상황이 그만큼 열악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그나마도 참여했던 종교계가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3.1운동 반대 세력도 만만찮았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열린 ‘한국교회 3.1절 99주년 기념예배와 심포지엄’에서 찬양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기학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유충국 목사(예장대신 총회장), 전명구 감독(기감 감독회장), 이영훈 목사(기하성 총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열린 ‘한국교회 3.1절 99주년 기념예배와 심포지엄’에서 찬양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기학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유충국 목사(예장대신 총회장), 전명구 감독(기감 감독회장), 이영훈 목사(기하성 총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이 이야기는 전날 개신교 진보진영 측이 진행한 3.1운동 99주년 연합예배에서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개신교 진보진영 연합기구인 NCCK를 주축으로 조직된 한국기독교3.1운동100주년위원회가 3.1운동 99주년을 맞아 28일 서울 남대문교회에서 연합예배를 드렸다. 이 예배에는 3.1운동 당시 한양도성 사대문 안에 있었던 새문안교회, 정동제일교회, 상동교회, 안동교회 등이 참여했다.

이날 설교를 맡은 서울 안동교회 유경재 목사는 이날 3.1운동 당시 선언서에 이름을 올린 개신교인 숫자가 많아 부각됐던 반면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3.1운동 반대 인물들에 대해서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윤치호, 김창재다. 윤치호는 3.1운동 직후 종교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일본 오사카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파리강화회담에서 조선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것 ▲ 유럽열강이 조선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것 ▲우리는 아직 자주독립할 준비가 안 돼 있음 ▲약소국이 강대국에 끼어 살아가려면 마찰을 피해야 함 ▲무고한 학생들의 소요는 탄압의 구실을 만듦 ▲천도교의 음모에 속지 말아야 함 등을 이유로 3.1운동을 반대했다.

안동교회 교인이었던 지식인 김창재는 “독립운동이 아무리 애국적이라고 해도 투기·미신·허황된 말·음모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동조할 수 없었다. 기독교 목사들이 천도교 인사들과 제휴한 게 죄악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3.1운동 당시 보수 개신교계가 천도교 등 다른 종교와 사회운동에 함께하는 데 대한 반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발언들이다. 그럼에도 3.1운동은 종교계 지도자들이 모여 선언서를 작성·배포하고 3.1운동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한국교회 3.1절 99주년 기념예배와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한국교회 3.1절 99주년 기념예배와 심포지엄’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천도교 “3.1운동, 약소국에 신천지 열어줘”

이날 기미년 3.1독립운동을 이끈 의암 손병희 선생의 천도교는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을 갖고 3.1운동이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을 평가했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앙대교당에서 진행된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천도교 이정희 교령은 선열들의 3.1운동 정신을 되살렸다.

이정희 교령은 기념사에서 “3.1운동은 우리 민족사 최초의 ‘공화제’ 정부인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출발점이다. 또 시민을 탄생시킨 우리나라 현대사의 기점”이라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신인류 정신으로, 세계 약소민족에게 독립과 상생의 신천지를 열어준 일대 혁명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령은 “민족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에도 빛나는 3.1운동의 정신(대중화, 일원화, 비폭력)을 되살려 사회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남북 화해의 물꼬를 터 나가야 한다”면서 “내년이면 3.1운동 100주년을 맞는다. 3.1운동백주년기념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자. 또한 우리 역사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켜 나가는 힘찬 발걸음을 계속해 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천도교인들은 기념식을 마치고 중앙대교당을 시작으로 인사동과 종로구, 탑골공원 내 손병희 선생 동상 앞까지 3.1만세운동을 재현하는 거리행진을 펼쳤다.

한편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도 평양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교당에서 열린 ‘조선종교인협의회 3.1절 기념행사’에서 기념 축사를 밝혔다. 이 축사 서한은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상임대표 박남수)에 전달됐고, 이날 오후 천도교 중앙교당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대회에서 낭독됐다.

조선종교인협의회는 서한에서 “오늘 우리 민족은 힘이 약해 열강에 국권을 빼앗기고 독립만세나 애타게 부르짖던 약소민족이 아니다. 슬기롭고 막강한 국력을 가진 민족”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온 겨레가 3.1인민봉기자들처럼 분연히 떨쳐 일어나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3.1독립만세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천도교가 1일 서울 종로구 중앙대교당에서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을 진행했다. 천도교인들이 기념식을 마치고 중앙대교당을 시작으로 인사동과 탑골공원 내 손병희 선생 동상 앞까지 3.1만세운동 재현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3.1독립만세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천도교가 1일 서울 종로구 중앙대교당에서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을 진행했다. 천도교인들이 기념식을 마치고 중앙대교당을 시작으로 인사동과 탑골공원 내 손병희 선생 동상 앞까지 3.1만세운동 재현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