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길상 기자] “한나라당은 안상수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참여불교재가연대를 비롯한 불교단체들은 13일 오후 한국방송(KBS) 앞에서 한나라당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불교계 의견을 전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KBS에서는 한나라당 당대표 후보들의 토론이 열리고 있었다.

▲ 참여불가재가연대를 비롯한 불교단체들이 13일 오후 KBS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단체들은 “이번에 당 대표에 출마한 안상수 의원은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에 대해 ‘좌파주지 퇴출’ 운운해 불교계의 반발을 불렀음은 물론, 정교분리를 명기한 헌법을 노골적으로 유린한 인물”이라며 “그는 ‘봉은사 외압설’에 대한 각계의 빗발치는 항의에도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사실이 드러나자 침묵하는 등 공인으로서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대표 출마를 앞두고서야 마지못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것이 ‘사실이라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사과라기보다는 다시 한 번 천만 불자와 시민을 우롱하는 후안무치한 말장난”이라며 “공당의 정치인으로서 자질은커녕 시민 일반의 상식에도 못 미치는 이가 당대표가 된다는 것은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국민모두의 수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도 한나라당은 천만 불자를 우롱한 안상수 의원을 비호한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불교단체들은 “그가 당대표에 선출된다면, 천만 불교도들은 ‘안상수 퇴출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며 “이 모든 책임이 안상수 의원은 물론, 그를 선출한 한나라당에 있음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안상수 의원 문제는 지난 3월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명진스님이 “총무원의 봉은사 직영사찰전환에 안상수 의원이 개입했다”는 발언을 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침묵으로 일관해 오다 지난달 21일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사실이라면 명진스님과 봉은사 승려들에게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명진스님은 “미흡하지만 사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안상수 의원의 봉은사 직영전환과 관련한 외압문제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재가연대에서는 지난 달 21일 저녁 ‘안상수 의원의 후안무치’라는 제목으로 긴급 논평을 발표했었다.

재가연대는 논평에서 “(외압여부를) 기억하긴 어렵지만,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유감이라고 입을 뗐다”면서 “그동안 불교계가 숱한 진실규명과 사퇴주장을 펼쳤음에도 거짓말과 침묵으로 일관하던 안 의원의 입장에서야 당 대표를 위한 고육지책이었겠지만, 그 알량한 유감을 표현하면서까지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이라고 단서를 단 태도는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13일 불교계가 긴급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지난 3월 27일 한나라당을 방문해 “안상수 의원의 ‘봉은사 주지’ 관련 발언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공식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안상수 의원이 1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안상수 의원 당대표 퇴진운동’을 불교단체들이 어떻게 전개할지 그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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