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가운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청와대,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청와대, 뉴시스)

정부, 4월 한미연합훈련 전 성사 총력… 강경화, 틸러슨 만남 조율
김정은, 김영철 방남 보고받을듯… 핵 개발 등 ‘잠정중단’ 선언할까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두 차례 방남하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탐색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대화가 맞물려 있어서 대화 성사가 주목된 가운데 4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북·미 사이에서 다급한 모양새다.

28일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남북대화 등을 바탕으로 1차 비핵화 의중 탐색을 마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도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하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문을 열어뒀다.

하지만 4월에 있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3월 중에는 북·미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가에 따르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방남 결과를 상세히 보고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잇단 회동을 통해 파악한 미측의 입장과 우리 정부의 양측 간 중재 의지 등이 주요 보고 내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9~11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계기로 방남했던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방남 결과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를 받은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강령적 지시’를 내렸다고 전해졌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보고를 받고 향후 행보를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국면전환 분위기의 연장선으로 핵실험·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잠정 중단’하는 조치를 내고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앞서 북한은 “미국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도 핵을 놓겠다”는 식의 강경 반응을 보이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의 철회와 비핵화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23일 저녁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보좌관과 만찬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제 등 압박 입장을 전해들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뉴스천지)
23일 저녁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보좌관과 만찬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제 등 압박 입장을 전해들었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뉴스천지)

미국은 대화의 문을 열어놨지만 북한의 비핵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27일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적절한 조건’에 대해 “우리의 조건은 비핵화”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강경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기간에는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북·미 대화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가능한 빨리 북·미를 대화로 마주앉게 하기 위해 외교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마쳐지는 내달 18일 이후 4월경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적어도 3월 중에는 어떤 형태로든 북·미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6일 문 대통령은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의 접견에서도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향후 특사 파견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논의와 함께 미국과의 대화에 나오도록 지속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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