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출처: 홈페이지)
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홈페이지 캡처.

“‘크리스마스’ 명칭 종교 편향적, 부적절”
“이미 홍보 한 상태… 명칭 변경 어려워”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오는 3월 9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는 ‘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의 명칭을 두고 불교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조계종 오대산 월정사와 조계종 대회협력팀 등은 26일 강원도청과 한국관광공사를 방문해 ‘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명칭 시정을 촉구했다.

조계종 기획국장 지상스님은 “패럴림픽 홍보와 강원도 관광객 유치를 위한 행사 취지에는 동감한다”면서 “하지만 동계올림픽 기간 종교성은 배제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인 ‘크리스마스’를 행사 명칭에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청·관광공사 관계자는 “행사 명칭을 사용할 때 종교 인권 감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미 홍보를 한 상태라 명칭 변경은 어렵다. 홍보 시 관련 명칭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내년부터는 명칭을 변경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는 22일 강릉시 씨마크호텔 강원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광객들이 패럴림픽을 관람하면서 한류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을 평창과 강릉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월정사 사부대중들은 ‘3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항의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3월의 크리스마스 행사에 대해 “붐업 조성을 위한 행사인 것은 알고 있으나, 명칭에서 크리스마스를 꼭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명칭을 시정을 요구했다.

또한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특정 종교의 날인 크리스마스라는 명칭을 사용해서 행사를 진행하는데, 매번 강원도를 비롯한 정부 부처는 종교 편향적이지 않다고 말을 하면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종교 편향적인 ‘표리부동(表裏不同)’의 모습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크리스마스는 12월이다. 크리스마스와 전혀 상관없는 ‘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명칭의 사용은 적절치 않다. 패럴림픽을 알리기 더 좋은 명칭을 사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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