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과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북한 김영철 방남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이철우 의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6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과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북한 김영철 방남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김성태 원내대표, 홍준표 대표, 이철우 의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6

 

민주당 “국정농단 물타기 색깔론”
한국당 “장외투쟁·원내활동 병행”
여야, 원내대표 회동 성과없이 끝나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여야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 다음 날인 26일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을 두고 극한 대립을 이어갔다.

이같이 정치권의 강대강 대치가 심화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2월 임시국회가 빈손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주말 김 부위원장 방남을 저지하기 위한 청와대 앞 시위와 전날 통일대교 밤새농성에 이어 이날도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김 위원장이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북측 회담 대표였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면서 보수야당의 태도 변화와 한국당의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통해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의 다스 수사 등 국정농단 의혹을 피해가기 위해 ‘색깔론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들이 집권할 때 아무렇지도 않게 만난 인사를 만나선 안 된다는 것은 억지”라면서 “민생을 팽개치고 장외로 나가려는 이유는 ‘색깔론 물타기’의 저급한 속셈이다. 검찰 소환이 임박한 이명박 정권의 타락과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 눈가리기의 얄팍한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한국당은 2014년 박근혜 정부와 북한 고위급 대표들과의 대화에 대해 야당이 보여준 협력적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란다”면서 “새누리당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북한 최고실세 3인방의 참석을 환영했다. 한국당 논리대로라면 100배, 1000배 응징해야할 인물에 대해 환영했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허용 결정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국회운영위원회 개최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참석을 요구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6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허용 결정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국회운영위원회 개최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참석을 요구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6

자유한국당은 청계광장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 공세를 이어갔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영철이 자행한 것은 전쟁 시에 우리를 공격한 것이 아니고 평화 시에 공격을 했기 때문에 전범이 아니라 그냥 살인범”이라면서 “살인범은 사형시켜야한다. 탄핵과정에서 주사파들이 내려와서 나라를 마지막까지 끌고 간다”고 비난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을 정상적인 길을 통하지 않고 군사작전도로를 통해서 대한민국 최고급 호텔에 정상급 의전으로 모셨다”며 “과연 이게 대한민국 5천만 대통령이냐. 북조선 인민민주주의 김정은의 친구냐”고 일갈했다.

이어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지난 2014년 김영철과 회담 당시 반대가 없었다고 지적하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적군과 적군이 판문점에 앉아서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와 사과를 촉구하는 자리를 환영한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월 임시국회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지만 서로 고성만 오갔을 뿐 성과없이 끝이났다.

민주당의 국회 정상화 요구에 자유한국당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 배경에 대해 청와대 임종석 실장이 국회운영위에 나와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이 같은 요구에 더해 김성태 원내대표(운영위원장)가 운영위를 소집하자 “김 위원장의 일방적 회의 소집”이라고 반발하면서 “법안 처리는 않고, 의사진행과 정치공세를 위한 회의라면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여야 갈등이 이같이 첨예한 상황에서 상임위도 줄줄이 파행되면서 3월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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