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만 연출. (출처: 뉴시스)
김석만 연출. (출처: 뉴시스)

‘미투 폭로’에 국립극장장 최종후보도 탈락
“피해자가 오랫동안 느꼈을 고통, 뼈아프게 사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김석만 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 교수가 학생 성추행 사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한 가운데 한예종이 이른 시일 내 김 전 교수 명예교수직을 해촉하겠다고 26일 밝혔다.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커뮤니티 연극 뮤지컬 갤러리에서는 김 전 교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성추행을 폭로하는 글이 등장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21년 전 김 전 교수는 서울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택시 안에서 게시자에게 성적 농담을 쏟아냈으며 전망대에서 강제로 키스하고 여관까지 데려갔다. 이후 피해 여성은 “학교에 상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김 전 교수는 미국으로 1년간 연구 활동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학교는 교수의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교수는 같은 날 “잘못을 폭로 한 분에게 사죄와 용서를 구합니다”며 “대학교수로서 부끄럽고 잘못한 일을 저지른 과거를 고백하고 잘못을 인정합니다. 저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자가 오랫동안 느꼈을 고통과 피해에 대해 뼈아프게 사죄합니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어떠한 행동도 변명의 여지도 없는 부끄럽고 해서는 안 될 짓임을 깨닫고 있다. 잘못에 대해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겠다”며 자숙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폭로 내용 일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김 전 교수는 “폭로의 내용은 제가 기억하는 사건과 조금 거리가 있음을 알린다”고 했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예종은 당시 기록을 확인한 결과 1996년 3월 1일부터 1년간 ‘연구 목적의 휴직’을 허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예종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 조직 등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았던 학교 개원 초기라 휴직을 허가했던 것 같다”며 “학교 차원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2016년 위촉한 명예교수직을 조속히 해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추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그는 국립극장장 최종후보에게서도 탈락했다. 김 전 교수는 공모로 결정되는 신임 국립극장장 최종 후보 중 1명에 올랐으나 최근 후보 모두에 게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극단 연우무대 대표,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등을 지낸 김 전 교수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최근 국립극장 관계자들과 식사자리 등도 가졌다.

김 전 교수는 당시 사건이 학교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2월 정년을 채우고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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