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한국의 이상호가 스위스의 네빈 갈마리니와의 대결에서 비록 패했지만 은메달을 따냈다는 기쁨에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한국의 이상호가 스위스의 네빈 갈마리니와의 대결에서 비록 패했지만 은메달을 따냈다는 기쁨에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대한민국 선수단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 5, 은 8, 동 4개 총 17개의 메달을 따내며 92개 출전국 중 종합순위 7위에 올랐다. 메달합계에서는 공동 6위다. 목표했던 ‘8-4-8 종합 4위’ 달성은 하지 못했지만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메달 획득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다메달 기록은 2010밴쿠버올림픽에서 14개로 이를 훌쩍 넘었다.

특히 이전 동계올림픽까지 빙상(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에서만 따냈던 메달을 설상종목(스노보드), 썰매종목(스켈레톤, 봅슬레이), 컬링에서 최초로 획득하며 골고루 활약을 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불모지에서 새 역사를 펴낸 것.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6개)보다도 더 많은 7개(금1 은4 동2)의 메달을 획득해 절정을 이뤘다. 이전 올림픽까지 모두 9개의 메달을 획득한 것이 전부였던 스피드스케이팅은 이번 평창에서만 역대 메달합계에 맞먹는 메달을 수확했다. 1500m 동메달 김민석(19, 평촌고), 1000m 동메달 김태윤(24, 서울시청), 500m 은메달 차민규(25, 동두천시청)가 깜짝 메달을 따내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렸다.

김보름(25, 강원도청)은 여자 팀추월 팀워크 논란을 딛고 신설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하지만 김보름은 시상대 위에서도 기뻐할 수 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00분의 1초에 울고 웃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차민규는 올림픽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목전에 둔 듯 했으나 이후 레이스를 펼쳤던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이 0.01초차로 앞서 재차 올림픽신기록을 경신해 은메달로 밀렸다.

차민규가 0.01초차에 울었다면 ‘배추보이’ 이상호(23)는 0.01초차에 웃었다. 스노보드 남자평행대회전 준결승전에서 잔 코시르(슬로베니아)와 막판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손을 조금 더 뻗으며 0.01초차의 극적인 승리를 안았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가 더 먼저 통과해 사상 최초 설상종목에서의 메달 획득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설상종목에서 처음으로 메달이 나오며 우리나라는 1948년 생모리츠 올림픽부터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참가한 이래 70년의 한을 풀었다. 이는 마치 하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트랙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하계올림픽 육상트랙에서는 메달이 단 한 개도 없다.

원윤종(33, 강원도청) 서영우(27, 경기BS연맹) 김동현(31, 강원도청) 전정린(29, 강원도청)으로 구성된 봅슬레이 4인승은 독일팀과 100분의 1초까지 동률을 이뤄 공동 은메달을 획득해 2인승(6위)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뤄냈다. 4년 전만 해도 불모지와 같았던 썰매 종목에서 금 1, 은 1개의 메달을 수확한 점이 돋보인다.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성빈(24, 강원도청)이 소치대회에서 16위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약진이다. 봅슬레이 역시 원윤종-서영우 조는 소치대회 2인승에서 18위였던 기록을 평창에서는 6위로 마감했다. 한때 월드컵랭킹 1위였던 그들이라 4인승보다도 메달 전망이 더 밝았기에 아쉬움은 컸다. 그러나 4인승에서 깜짝 은메달을 차지하며 결국 봅슬레이와 썰매종목의 역사를 다시 썼다.

소치대회에서 8위에 그쳤던 여자 컬링은 아시아 최고의 기록인 은메달이라는 성적을 냈다.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섬세한 작전과 다양한 전략으로 승부를 펼치는 종목이다. 김은정(28) 김영미(27) 김경애(24) 김선영(25) 김초희(22, 경북체육회)로 구성된 컬링 대표팀은 예선에서 일본에만 패하며 8승 1패 1위로 사상 처음으로 준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연장 11엔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마지막 투구를 일본 스톤보다 정중앙에 가도록 하는 극적 투구로 결승까지 가는 금자탑을 쌓았다. 비록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패했으나 컬링을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스포츠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스키점프의 김현기(35), 최서우(36) 최흥철(37, 하이원스포츠단), 크로스컨트리 이채원(37)은 메달과는 상관없이 현역 선수 중 가장 많이 올림픽에 참가해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스키점프의 김현기 최서우 최흥철은 1998년 나가노올림픽부터 6회 연속 출전해 동·하계를 통틀어 최다출전 기록 타이를 세웠다. 이전 기록은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40)이 단독으로 갖고 있었다. ‘크로스컨트리의 한국 전설’ 이채원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부터 5회 연속 출전해 한국여자선수로는 최다출전 기록을 세웠다.

그 뒤를 이어 스피드스케이팅의 노선영(29)과 이상화(29)는 2006토리노대회부터 4회 연속 출전의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상화는 여자 500m에서 3회 연속 메달(2010 금, 2014 금, 2018 은)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