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폭로 지지”… 공연계 성폭력에 뿔난 관객 ‘위드유’ 외쳐(종합)
“용기있는 폭로 지지”… 공연계 성폭력에 뿔난 관객 ‘위드유’ 외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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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관객들의 위드유(with you) 집회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열린 가운데 참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5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관객들의 위드유(with you) 집회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열린 가운데 참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5

참석자, 가해자 처벌 강화 촉구

전직 예술계 종사자들도 참여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연이은 공연예술계 성추행·성폭력 폭로에 뿔난 관객들이 대학로에 모였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연극뮤지컬관람객#WITH_YOU집회’가 열렸다. 집회 인원은 트위터 계정 ‘공연계#ME_TOO’ 내의 공지를 통해 모집됐다. 앞서 ‘공연계#ME_TOO’ 계정은 지난 19일 “공연계 성폭력 피해자들의 #MeToo를 응원, 지지하고 가해자에 대한 비판과 처벌을 촉구하는 연극뮤지컬 관객#MeToo집회(가칭)의 진행인원을 모집한다”며 집회 사실을 알렸다.

자신들을 “공연을 사랑하는 일반인”이라고 밝힌 참석자들은 비교적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공연 올린다던 예술가는 어디 가고 추악한 성범죄자 무대 위에 서 있는가 ▲피해자는 보호하고 가해자는 처벌하라 공연계는 각성하라 ▲성범죄자는 관객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 ▲성범죄자 무대 위 재활용은 관객이 거부한다 ▲예술의 근간은 사람이다 사람을 짓밟는 예술은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 자유발언을 한 한 참석자는 “이명행, 이윤택 등 꼬리에 꼬리를 물며 터져 나오는 사건에 당황스러웠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며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말이 안 나왔다. 그들이 그렇게 외쳤던 인권 주의는 무엇이었나”며 분노했다. 이어 “사람을 착취해서 만든 공연에 위로받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용기 내 피해 사실을 알려준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공연계를 떠나지 않겠다”고 피해자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자신을 19살 고등학교 3학년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자유 발언자는 “피해자들의 미투글을 읽으며, 가해자들이 지금의 나보다 어린 학생들에게 그런 짓을 했다는데 화가 났다”며 “공부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해 문제집을 닫고 이곳에 나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작년 촛불 집회를 통해 민중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봤다. 다시 한번 민중·관객의 힘을 보여주자”며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그 외 드러나지 않은 성폭력 가해자들은 정당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되길 바라며 연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관객들의 위드유(with you) 집회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열린 가운데 참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5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관객들의 위드유(with you) 집회가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열린 가운데 참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5

집회 참가자들의 성별과 연령은 다양했다. 그중에는 공연·예술계에 종사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집회에 참여한 관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한편 현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과 분노를 표출했다.

한때 공연계에 종사했다고 밝힌 김순애(여, 40, 인천 부평)씨는 “사실 공연에서 관객은 갑이다. 이분들이 공연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이라며 “관객들에게 감동했다. 일반 관객들도 이렇게 모이는데 종사자들이 더 모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라오는 미투글을 보면 내가 당했던 것과 똑같았다.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말하면 ‘뜨려면 당연히 한번 줘야 하는 거 아니야?’ ‘너 공연하기 싫어?’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며 “지금 피해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회·법 제도가 나를 보호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또 “공연계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이런 일들이 있다. 문제는 성범죄 처벌에 대한 법적 제도가 너무 미약하다”며 “현재의 처벌제도보다 10배 이상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까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여리(남, 64)씨는 제자 2명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여씨는 “남자들이 사랑 없이 여성들에게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 특히나 제자들에게 그랬다는 것은 용인될 수 없다”며 “수면 위로 올랐으니 예술계 내 성폭력 사건들을 말끔히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저들(제자들)이 만들어가야 할 세상이니, 앞으로의 예술계를 위해 같이 나와 소리 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참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는 피켓시위, 자유발언 등의 순서로 이어지며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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