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 8일 남편에게 살해된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 탓티황옥(20) 씨와 관련해 여성단체가 철저한 진상파악과 책임자·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14일 오전 부산 사하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결혼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정부 당국이 이를 철저히 감시하고 감독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아시아 여성을 상품화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국제결혼관행에 대해 우리사회는 어떤 반성과 교훈을 얻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결혼알선업체의 상품화와 거짓된 정보로 이주여성의 인권이 침해되고 심지어 폭력과 살해까지 당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호소했다.

또 “아는 사람 한 명 없고 할 줄 아는 한국어는 남편을 지칭하는 ‘오빠!’라는 말뿐이었다는 이 여성이 느꼈을 절망감과 두려움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그의 참담한 죽음과 가족들의 슬픔 앞에 지금 우리는 이 땅의 이주여성의 현실과 인권을 생각하고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낳은 어머니도 형제도 감당할 수 없는 한국인 남성을 어리고 문화와 언어가 통하지 않는 가난한 이주여성에게 떠넘기려는 상황에서는 또 다른 후엔마인, 제2의 초은, 제3의 탓티황옥의 비극이 계속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사회의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결혼대행업체와 지자체를 피고소인으로 하는 고발장을 사하경찰서에 제출했다.

탓티황옥 씨는 지난 8일 오후 7시 25분쯤 부산 사하구 신평동 자신의 집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남편 장모(47) 씨에게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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