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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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솜 기자]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선수들, 외신에까지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 평창을 찾은 외국인들은 한국의 맛과 문화에 감탄하며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빠졌다 ‘평창 스타일’… “양념치킨은 꿈의 요리”

평창올림픽에 온 외국 선수단과 취재진은 연일 처음 접하는 한국 문화의 놀라움을 전하며 이를 200%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온돌방이다. 선수촌과 미디어촌 숙소엔 방마다 침대가 있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거실 바닥에 눕거나 앉아 뜨끈뜨끈한 온돌방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쇼트트랙 스타인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은 잠옷 차림으로 바닥에 누워 TV를 보는 영상을 올리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 쇼트트랙 스타 샤를 아믈랭이 잠옷을 입은 채 선수촌 거실 온돌 바닥에 누워 TV를 보고 있다. (출처: 샤를 아믈랭 인스타그램 캡처)
캐나다 쇼트트랙 스타 샤를 아믈랭이 잠옷을 입은 채 선수촌 거실 온돌 바닥에 누워 TV를 보고 있다. (출처: 샤를 아믈랭 인스타그램 캡처)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외국 선수들과 취재진은 수호랑의 발랄한 포즈와 인증샷을 SNS 등에 올리기도 했다. 미국 방송사 WKYC의 윌 위엑 기자는 수호랑의 포즈를 따라하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호키포키’의 춤동작에 빗댔다. 영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페니 쿰즈와 니콜라스 버크랜드도 수호랑과의 인증샷을 자랑했다.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이들에게는 큰 관심사가 됐다. 미국 디트로이트 사진기자 에릭 실즈는 셔틀버스로 투입된 관광버스를 ‘디스코 미디어 버스’라고 소개했다. 미국 루지 대표팀은 트위터에 “버스에 커다란 평면 TV가 있고, 와이파이도 된다”며 감탄했다. 아이스하키 준결승에서 강호 캐나다를 이긴 독일 하키 대표팀은 아예 관광버스 안에서 휘황찬란한 불빛과 한국의 댄스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제대로 ‘흥’을 내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네티즌들에게 “한국인보다 관광버스를 제대로 즐긴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아이스하키 준결승에서 강호 캐나다를 이긴 독일 하키 대표팀은 아예 관광버스 안에서 휘황찬란한 불빛과 한국의 댄스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제대로 ‘흥’을 내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출처: 독일 하키 대표팀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아이스하키 준결승에서 강호 캐나다를 이긴 독일 하키 대표팀은 아예 관광버스 안에서 휘황찬란한 불빛과 한국의 댄스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제대로 ‘흥’을 내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출처: 독일 하키 대표팀 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치맥도 빠질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뉴질랜드 쓰리 텔레비전 방송의 데이비드 디 솜마 뉴스허브 기자는 지난 14일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해 취재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안 사실은 한국인들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라며 “지난 한 주 동안 집으로 날아갈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의 닭 날개를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날은 밖에 나가 여섯 가지 프라이드 치킨을 먹었는데 그 중에서도 피클 등 몇 가지 반찬과 함께 나오는 매운 양념치킨은 그야말로 ‘꿈의 요리’였다고 극찬했다. 그는 한국 치킨을 KFC(Korean Fried Chicken)라고 언급하며 “KFC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휴대전화에 수시로 뜨는 긴급 재난문자는 이들을 당황케 만들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 주에만 평창 일대에서 최소 14건의 긴급 재난문자가 왔으며, 북핵 위기로 한반도 일대에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일부 선수들은 긴급 재난문자를 받을 때마다 상상이 불안을 증폭시켰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안전까지 ‘금메달’… 외신 ‘평화 메시지’ 감동 전해

“문제를 꼽자면 흠잡을 것 없는 게 문제.”

캐나다 매체 더스타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브루스 아서의 평이다.

대회 자체에 대한 외신들의 전반적인 평가도 긍정적이다. 경기장 및 선수촌 시설과 치안, 대회운영, 교통 관리 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으며 남북이 하나되는 장면은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창올림픽은 개막식부터 외신들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개막식 하이라이트를 소개하며 가장 먼저 ‘증강현실’에 주목했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이 이벤트는 평창 스타디움을 메운 관중을 즐겁게 했을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시청자를 겨냥한 요소도 있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악수를 하고, 남북한 단일팀이 한반도기 아래 동반 입장한 장면도 개막식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장면이다.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7∼8위 순위 결정전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 경기가 1대6 단일팀 패배로 끝난 뒤 단일팀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7∼8위 순위 결정전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 경기가 1대6 단일팀 패배로 끝난 뒤 단일팀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비록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외신들은 남북의 자매가 하나가 돼 투혼을 발휘하던 모습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스위스와의 첫 경기 후 CNN방송은 ‘이기는 게 전부는 아니다’라는 제목 아래 단일팀의 경기 소식을 전하며 “(올림픽이라는) 가장 웅장한 스포츠 무대에서 스포츠가 부차적인 요소가 되는 일은 드물고, 기록 경신이나 메달 획득 없이 역사가 쓰이는 일도 거의 없지만, 평창올림픽 첫날 열린 이 경기는 그 누구도 점수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전평을 내놨다.

중국의 신화통신도 “단일팀이 소치동계올림픽 동메달을 차지한 스위스 팀에 졌지만 수십만 명의 마음을 얻었다”며 “경기는 졌지만, 평화가 이겼다”고 보도했다. AFP통신 역시 단일팀이 남북한을 위한 역사를 만들었다며 비록 졌지만 두 코리아 간 화해를 위한 이례적인 순간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남북단일팀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출신의 앤젤라 루제로 IOC 위원은 “단일팀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 선수들의 ‘깜짝’ 선전에도 외신들은 주목했다. 그 중심에는 여자컬링 대표팀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한국 컬링은 연맹 파행과 대중의 무관심, 훈련시설 미비 등으로 고난을 겪었다”며 “오늘날 그들은 메달을 두고 경쟁할만한 평창올림픽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엑스트라 엔드에서 점수를 획득하며 결승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영미(왼쪽부터), 김은정, 김경애, 김선영이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엑스트라 엔드에서 점수를 획득하며 결승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영미(왼쪽부터), 김은정, 김경애, 김선영이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그러면서 “한국의 성공은 전 세계 컬링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며 “캐나다 컬링 스타인 콜린 존스는 ‘북미와 유럽에서만 인기 있던 컬링이 그 외의 지역에서도 인기를 끌 가능성이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대회 운영과 치안에도 합격점을 얻었다. 대회 초반부터 경기장의 빙질이 우수하다는 호평이 이어졌으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음식에 대한 평가도 최고점을 받았다. 바흐 IOC 위원장은 선수촌 식당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역대 올림픽 가운데 음식과 관련해 선수들 불평이 단 한 건도 없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극찬했다.

올림픽 기간 플로리다 고교 총기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미 일간 USA투데이는 한국에서는 강력한 총기규제로 총기 난사는 거의 생각할 수 없다며 ‘놀랍도록 안전한 올림픽’이라고 전했다. 또 무장군인의 모습이 거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와는 판이한 광경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텔레비지옹의 특파원인 장세바스티앙 페르낭데 기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평창올림픽의) 좋은 점은 대회 조직, 인프라, 관중 수용, 안전관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회를 매우 정밀하게 준비했다. 우리가 기대한 대로 실망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쉬운 점으로 “일부 경기장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며 “아마도 (매우 추운) 날씨 때문으로 보인다. 첫 주에 이곳은 영하 23도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선수들과 취재진들은 한겨울에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추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단 반응이다. AP통신은 13일 “동계올림픽은 물론 추워야 하지만, 이 정도로 추워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바람과 얼음 알갱이 때문에 스노보드 선수들은 똑바로 서 있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동계스포츠 관계자들은 이런 일에 익숙하다”며 과거 다른 동계 국제대회에서도 날씨가 변수였다고 전했다.

날씨는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지만, 빙상 팀 추월의 ‘왕따 스캔들’은 그야말로 이번 올림픽의 명백한 오점이 됐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실제 왕따가 있었는지, 여러 의혹과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묵은 빙상계의 파벌 싸움이 30년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 무대에 먹칠을 한 셈이다.

미국 USA투데이는 21일 “’왕따 스캔들’이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강타했다”며 “김보름,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박탈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40만건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매체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은 “한국 선수들의 배신이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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