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文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에 대화 빠질 수 없어”
이방카 “한미 대북 최대 압박… 효과 거두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이 23일 청와대 회동에서 대북 해법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We go together’라는 구호대로 한미 양국이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방카 보좌관도 이에 화답하며 “한미 양국은 파트너이자 동맹으로서 공통의 가치관과 전략적 협력을 계속 재확인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대북 해법을 ‘대화’를 통한 해법에 무게를 둔 반면, 이방카 보좌관은 ‘압박과 제재’를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 목표를 두면서도 서로 입장이 갈린 것이다.

이는 지난 8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만난 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만찬회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북한의 극적인 올림픽 참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남 등 급물살 타며 평창 올림픽이 평화 외교 무대로 떠올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제재에 압박을 한층 더 가하며 한미 대북 정책 기조가 어긋나며 한미 동맹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과의 만찬회동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두 대화의 과정은 나란히 함께 진전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다”며 압박과 제재의 결과로 북한이 대화에 나서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는 ‘사상 최대의 대북제재’를 단행하겠다고 말한 트럼프의 의중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방카 보좌관이 문 대통령은 물론 한국의 언론매체나 북한 측 인사를 상대하는 때를 대비해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을 토론할 준비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백악관으로서는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으면서도 이방카 보좌관을 통해 엄연히 존재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한미 간 대북 제재·압박 공조가 느슨해지는 것을 우려하고자 했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폐회식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보려는 우리 정부의 교섭 시도가 당장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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