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에서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차준환이 연기를 마친 뒤 브라이언 오서 코치, 최다빈과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에서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차준환이 연기를 마친 뒤 브라이언 오서 코치, 최다빈과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최고기록 내며 베이징 대활약 예고
피겨 사상 전 종목 출전권 따내
스키종목에서도 봄날을 꿈꾸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대한민국 선수들이 안방에서 처음 열린 이번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그간 땀 흘려 준비해왔던 실력들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값진 메달을 따내며 고생한 만큼의 보상을 받은 선수가 있는가 하면, 비록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름대로의 활약을 펼침으로써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4년 뒤 베이징에서의 선전을 기약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우선 대한민국은 동계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 출전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자 싱글에서 ‘포스트 김연아’ 최다빈(18, 수리고)이 합계 199.26점을 받아 개인 최고점을 넘어서며 목표했던 탑10(7위) 진입에 성공했다. 김연아(29)의 은퇴 이후 좀 더 이른 시기에 발굴이 됐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최다빈은 최선을 다해 완벽한 연기를 펼쳐 다음 올림픽을 기대케 했다. 함께 출전한 김하늘(16)도 13위(175.71)를 기록해 가능성을 보였다.

차준환(17, 휘문고)은 한국남자 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차준환은 20년 만에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는 쾌거와 함께 남자 선수로는 기존 최고 성적인 17위를 뛰어넘어 15위(248.59)에 올랐다. 점프 동작에서의 착지 실수만 보완한다면 멋진 모습이 기대된다.

2002년 이후 16년 만에 출전한 아이스댄스에서는 민유라(23)가 귀화선수 겜린 알렉산더(26)와 짝을 이뤄 18위로 마감했지만 기존 24위 성적을 뛰어넘는 최고성적을 기록했다. 사상 최초 출전권을 따낸 페어스케이팅에서는 김규은(19)-감강찬(23)이 22개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국내 선수로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갔다는 데 만족했다.

스켈레톤에서 썰매종목 사상 첫 금메달의 금자탑을 쌓은 윤성빈(24, 강원도청)에게 가린 탓에 빛을 보지 못했지만 6위를 기록한 김지수(24)도 놀라운 성과를 냈다. 윤성빈이 소치올림픽에서 기록한 16위가 역대 최고성적이었을 정도로 우리의 썰매종목은 취약했다. 윤성빈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사이 김지수는 소리 없이 매운 맛을 보여줬다. 1차 주행에서는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 라트비아)보다도 앞서며 4위를 차지한 뒤 3차주행에서도 4위의 기록을 내면서 최종합계 6위를 했다. 물론 썰매종목이 개최국 선수에게 강점을 보이긴 하나 10위권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결과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윤성빈에 김지수까지 가세한 멋진 투톱이 기다려진다.

여자 스켈레톤 사상 첫 올림픽 썰매 레이스를 펼친 정소피아(25)는 15위를 기록했지만 첫발을 내딛는데 만족했다. 4년 전 16위였던 윤성빈이 정상에 오른 것처럼 정소피아 역시 선구자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2년 만에 개최국 자격 자동출전권이 부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었던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그래도 선전했다. 4년 뒤에는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과제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스키종목에서는 최재우(24)가 남자 모굴스키에서 두 대회 연속 결선까지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2회 연속 12강에 올라 2차 결선까지 진출했으나 착지 도중 크게 넘어져 실격되면서 6명까지 나갈 수 있는 최종결선을 또다시 눈앞에서 놓쳤다. 여자 모굴스키에서도 서정화(28)가 한국 사상 최초로 1차결선에 올랐으나 14위를 기록했다.

이같이 안방에서 비록 세계의 벽에 막혔지만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써낸 이들의 활약상이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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