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부 "대체전력에 1천750억弗 필요"

(서울=연합뉴스) 미국은 오는 2021년까지 핵탄두를 최대 40%까지 감축할 계획이지만 이를 대체할 신무기 생산 및 기존 무기 현대화 등을 위해 앞으로 20년간 1천750억달러가 투입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미국의 과학자단체들이 13일 밝혔다.

이런 내용은 비영리단체인 과학자연맹(FAS)과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모임(UCS)'이 입수한 미 에너지부의 `2011 회계연도의 핵무기 보유 관리 계획안'에 들어 있다. 에너지부의 국가핵안보국(NNSA)이 마련한 이 계획안은 지난 5월 의원들에게 전달됐으며, 두 단체의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5천여개로 추정되는 핵탄두는 2021년까지 30-40%를 줄여 3천-3천500기를 보유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수치는 지난 4월 미국과 러시아가 새로 체결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배치허용 핵탄두의 약 2배에 달한다.

지난 5월 미 국방부는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핵탄두 5천113기(실전배치 및 저장고 합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2년 말까지 4천700기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UCS의 `글로벌 안보 프로그램' 공동책임자인 리스베스 그론런드는 "핵무기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이기 때문에 이런 감축계획은 올바른 방향이다"라고 평했다.

FAS의 핵정보 프로젝트 책임자인 한스 크리스텐센은 "핵탄두 3천-3천500기는 감축 상한선이다. 물론 러시아와 다른 핵무기 보유국과 협상을 통해 더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계획안은 핵탄두 감축으로 인한 전략적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0-2030년까지 무려 1천750억달러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예산은 신무기 개발.생산, 실험과 시뮬레이션 시설 건설, 기존 무기의 현대화 및 수명 연장에 사용된다는 것인데 핵무기 이동수단의 유지 및 운영 경비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두 과학자단체는 핵탄두 보유 숫자가 1천기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데도 NNSA가 3천-3천500기 유지를 가정하고 예산안을 짠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론런드는 "(미국의 이 같은 광범위한 대체전력 모색은) 우리가 다른 나라의 핵탄두를 줄이도록 노력할 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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