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최용춘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모든 종단 아우른 1503명 교수로 구성된 교불련
공동학술대회 개최 등 이웃종교와 소통에도 노력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신록이 짙은 여름날 심신을 수련하고 수행하는 지식인들의 모임인 한국교수불자연합회(교불련) 최용춘 회장을 만났다.

교불련는 1988년 2월 창립됐다. 서로 전공이 다른 교수들끼리 모여 학문연구와 수행활동을 돈독히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현재 회원이 전국에 1503명 있고 정년 후의 교수들은 원로회원이나 명예회원으로 있으며 이미 작고한 분들도 있다. 또한 교불련 회원들은 조계종, 태고종 등 모든 종단을 포함한 불자들이라고 한다.

최 회장은 “주요 활동내용은 수련대회나 전공과 불교학의 관계에 대한 세미나”라며 “지금은 수련과 세미나를 같이 하는 교수불자대회라는 명칭으로 매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끗한 머리에 점잖아 보이는 체크자켓을 입고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염주를 돌리는 최 회장의 모습에서 지식인과 수행자의 두 가지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최 회장은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늘 절에 다녔다. 어머니는 3남 1녀 중 막내인 그를 많이 데리고 다니셨고 절에 갈 때는 늘 새 옷을 입혀주셨다고 한다.

그는 “절에 간다고 하면 신나서 따라나섰다”며 “당시 ‘절 할머니’라고 불렀던 주지 스님이 곳감이나 엿, 사탕 같은 것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의 불자인생은 늘 절에 데리고 다니던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곳감과 엿을 챙겨주시던 주지스님으로 인해 시작됐다.

현재 그의 목표는 논집을 연구재단에 등재하는 것과 회원을 5000명까지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회장임기는 2년인데 올해로 임기가 끝났다”며 “어떤 면에서 봉사의 개념인데 많이 힘들어 그만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회장으로써 느끼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최 회장은 “모든 행사를 하려면 자금이 있어야 한다”며 “회장이다 보니 모금부터 보고에 이르기까지 벅찰 때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도 교수들이 마음모아 장만한 것이라고 한다.

최 회장은 “그동안 예산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서 회원수첩도 없었다”며 “회장을 맡고 나서 가장 기본적으로

▲ 안국동 조계사 불교 역사문화관 앞에서 교수불자연합회 임원모임 후 기념사진 (사진제공 : 교수불자연합회)
한 것이 회원수첩을 발간해 배부했고 그동안 나왔던 논집을 연구재단에 등재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타종교와의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는 “5년 전부터 이웃종교와 공동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생명과 화쟁에 관한 세미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의 대학생 불교 동아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에 대해 걱정했다. 그래서 최 회장은 교수들에게 각 대학에 있으면서 지도교수를 맡아 대학교 불교 동아리를 활성화 시켜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는 “훗날 그 학생들이 사회에 나와서 공(공무원)불련, 의(의사)불련 등이 되기 때문에 그 씨앗을 키워야 한다”고 후배양성의 뜻을 나타냈다.

최 회장 집안의 가훈이자 그가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덕(德), 선(善), 명(明)이다. 그는 교도소에 특강을 가거나 제자들의 결혼식 주례를 설 때면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중국원나라 말기부터 초기에 걸쳐 쓴 묘협스님의 저서)을 많이 강조한다고 한다. 또한 “모든 일을 하는데 돈이 들어가지만 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것이 일곱 가지 가 있다는 뜻의 무재칠시(無財七施)를 가르치기도 한다”며 자신의 신앙에 지침이 되는 법문들을 소개했다.

또한 그는 “염불을 하면 잡념이 생기지 않는다”며 “참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절 수행으로 3천배를 드리기도 한다”고 자신의 수행법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도림선사와 백낙천의 일화를 언급하며 “불교의 가르침은 죄짓지 말고 착하게 사는 것”이라며 “그러나 실천이 어렵기 때문에 죄 짓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불교는 혼자 스스로가 깨우침을 얻는 것”이라며 “기독교나 가톨릭 같은 이웃종교와는 다르게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종교교류위원이기도 한 최 회장은 자기 종교가 중요하듯 타종교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웃종교’라고 표현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소통의 시작은 경청부터 시작한다”며 “하심(下心)으로 남의 말을 끝까지 듣고 배려하고 양보해야 화합과 상생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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