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그레이엄 목사. (출처: 연합뉴스)
빌리 그레이엄 목사. (출처: 연합뉴스)

1973년 여의도광장 복음집회 100만 인파 몰려
92·94년 北 두차례 방문… 김일성에게 성경 선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미국 복음주의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21일(현지시간) 99세로 소천했다.

AP통신·CNN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빌리그레이엄복음주의협회(BGEA) 마크 데모스 대변인은 “그레이엄 목사가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시골마을 몬트리트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며 “그는 암, 폐렴 및 기타 질병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목사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영적 멘토로 활동했다.

1918년 11월 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태어난 빌리 그레이엄은 1940년 플로리다 성경대학을 졸업하고 남침례회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1950년 빌리그레이엄복음전도협회를 창설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복음사역자로 명성을 떨쳤다.

그레이엄 목사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꼽혔다. 또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설교한 목회자로도 유명하다. 1993년 한 해 동안에만 250만명 이상이 그의 설교를 듣고 회심하기도 했다. 생전에 총 185개국 2억여명에게 복음을 전파했다. TV와 위성방송, 비디오와 영화, 인터넷 등 여러 매체들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한국전쟁 와중인 1952년 12월 15일 부산에서 설교 집회를 열어 복음을 전파했다. 1956년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 집회엔 8만여명이 모이기도 했다. 1973년 여의도광장에 열린 그레이엄 목사의 복음집회에는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했다. 그해 5~6월 전국을 돌며 연인원 334만명을 대상으로 설교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992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그레이엄 목사는 김일성을 만나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성경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자 1994년 북한을 다시 찾아 남북 관계 개선에도 힘썼다.

그는 2005년 설교자의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하고, 2013년 11월 95번째 생일 축하연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주로 자택에서 요양하며 지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