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얼마 전 언론보도에서 주목할 만한 기사가 전해졌는데, 김정일 위원장의 삼남인 김정은이 작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정이라는 이름으로 선출되었다는 것인데, 당시에는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이번에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재작년 8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후계구도 문제가 전면에 부상하여 필자도 당시에 이 부분과 관련하여 깊은 관심을 보인 바가 있다.

처음에는 장남인 김정남과 차남인 김정철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결국은 막내인 김정은이 작년 1월에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엄밀히 말하여 그렇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지 이것만 가지고는 공식적인 후계자라고 내세우기에는 미진한 감이 있다고 본다.

필자는 이미 이러한 후계구도와 관련하여 김평일 대사의 역할을 주목한 바 있으며, 지금도 그러한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재 폴란드 주재 북한대사로 재임하고 있는 김 대사의 움직임과 연관된 보도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얼마 전에 끝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일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부장이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되었는데, 이것이 김정은의 후계구도와 관련되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있기 며칠 전에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제강 부부장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이 부분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 김정은과 연관된 새로운 뉴스가 전해졌으니, 그것은 북한이 9월에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노동당 대표자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며, 지난 1966년에 개최된 이후 무려 44년 만에 열린다는 것이며, 바로 여기서 김정은의 공식적인 직함이 부여될 것으로 관측되는 것인데, 과연 이러한 예상대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등장하는지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금 봉건왕조 시대도 아닌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을 꿈꾸고 있는 김정일 정권이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우며 그야말로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이렇게 칼럼을 통하여 의사를 표시하는 필자의 부족한 역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이 단지 김 위원장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후계자로서 전혀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후계자가 된다는 것이 북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그동안 누차에 걸쳐서 김평일 대사가 앞으로 북한의 민주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것을 강조한 바 있으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필자의 생각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필자가 주장하는 최선의 방안은 김 대사가 후계자가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나, 현재 거의 대세가 김정은으로 결정되었다면 납득하기 어렵지만 불가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일에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이 있듯이 현실적으로 최선책이 수용되기 어려운 현실이라면 그 차선책으로 현재 오랫동안 폴란드 대사로 부임하고 있는 김 대사를 하루빨리 평양으로 귀환시켜 그에게 중책을 맡겨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김 위원장의 의중도 물론 중요하지만 유력한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는 김정은이 사적으로는 숙부가 되는 김 대사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으며, 44년 만에 개최되는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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