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 행운의 판정으로 ‘잔혹사’ 보상받아
[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 행운의 판정으로 ‘잔혹사’ 보상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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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여자 3000m 계주에서 1위로 통과하며 이 종목에서만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라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쇼트트랙 계주는 1992년 알레르빌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나 이 대회에는 여자대표팀이 참가하지 않았고,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부터 참가해 첫 금메달을 따낸 후 밴쿠버대회 실격만 빼고 모두 금메달을 가져갔다. 7번 참가해 6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밴쿠버대회도 사실 가장 먼저 통과했으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당했다. 7번 모두 우리 대표팀이 가장 먼저 골인했고, 실격만 아니었다면 무려 7연패였다.

김아랑(23, 고양시청), 심석희(21, 한국체대), 최민정(20, 성남시청), 김예진(19, 평촌고), 이유빈(17, 서현고)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먼저 통과했음에도 워낙 몸싸움이 치열했고, 심판 판독 결과까지 많이 지연되면서 끝까지 가슴을 졸여야했다. 심판 판정은 2위로 통과한 중국과 3위 캐나다의 실격이었다. 이 때문에 4위로 통과한 이탈리아가 은메달의 감격을 누렸고, B파이널에서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가 얼떨결에 동메달의 주인공이 되는 경사를 누렸다.

사실 그동안의 우리 쇼트트랙 대표팀에 내린 잔혹한 심판 판정을 감안할 때 행운의 판정이었다. 6바퀴를 남기고 김아랑이 심석희에게 터치를 하는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뒤에 오던 캐나다 선수가 넘어졌다.

경기가 끝난 후 이 장면을 특히 심판들이 계속 돌려보는 모습이 비쳐지면서 더욱 조마조마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심판은 이 장면이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같이 해석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김아랑이 넘어지면서 뒤에 오던 캐나다 선수가 걸려 넘어졌는데, 캐나다 선수가 넘어지면서도 앞에 선수에게 충분히 터치를 할 수 있다고 본 듯하다. 그런데 캐나다의 다음 주자는 앞으로만 계속 전진하면서만 손을 터치하려다 보니 그만 터치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는 캐나다 선수가 김아랑에게 넘어지면서 레이스에 손해를 본 셈이지만 터치만 잘 이뤄졌다면 경기 결과와는 문제가 없었던 상황인 셈이다. 다만 우리나라에 실격판정을 내렸어도 그간의 억울한 판정에 비하면 조금은 덜했던 판정이었다. 그만큼 우리 쇼트트랙이 석연치 않은 판정에 피해를 많이 봤다.

사진 왼쪽은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에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실격 당해 금메달을 놓친 김동성. 오른쪽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에서 1위로 들어왔지만 몸싸움으로 실격 당해 우승을 놓쳐 억울해 하는 조해리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사진 왼쪽은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에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실격 당해 금메달을 놓친 김동성. 오른쪽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에서 1위로 들어왔지만 몸싸움으로 실격 당해 우승을 놓쳐 억울해 하는 조해리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그간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피해를 많이 봤다. 사람들이 가장 흔히 기억하고 있는 일명 ‘오노 할리우드 액션’ 사건이 대표적인데,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에서 김동성(38)이 먼저 골인하고도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 때문에 실격처리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결승점을 앞두고 코너를 도는 순간 김동성을 뒤따라오던 오노는 앞지르기 위해 비집고 들어가려다가 여의치 않자 길을 막았다는 듯 두 손을 들었고, 결국 1위로 들어온 김동성은 심판 판정 끝에 실격 당했다. 금메달의 기쁨이 순식간에 노메달이란 악몽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쇼트트랙의 판정악몽은 8년 뒤인 밴쿠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계주에서도 발생했다. 한국이 중국에 앞서며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판독을 하더니 실격으로 또다시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당시 5바퀴를 남겨두고 이은별이 김민정을 밀어주는 과정에서 바깥쪽에 있던 중국의 순린린이 자리다툼을 위해 안쪽으로 파고들다가 스케이트 날이 부딪쳤지만, 결과는 한국에게만 실격이 주어졌다. 당시 주심을 봤던 제임스 휴이시 심판이 8년 전에도 김동성에게 실격을 줬던 주심으로 알려져 거센 논란이 됐던 사건이다.

이번 평창에서도 최민정이 출전한 500m 여자 결승전에도 최민정이 2위로 골인했으나 실격으로 판정되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바퀴를 남기고 최민정이 아웃코스로 추월하면서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인코스 빈 공간에 손을 짚는 장면이 뒤에 오던 킴 부탱(캐나다)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것. 오히려 그 전 레이스에서 킴 부탱이 최민정을 어깨로 미는 것에 비하면 석연치 않은 판정이었다.

이번 평창 계주 결승전에서 중국의 실격은 판커신이 계속해서 최민정을 어깨로 밀치는 장면이었고, 캐나다는 킴 부탱이 최민정과 판커신이 결승선을 들어오는 순간 레이스와 상관없는 선수로서 방해를 했다는 것으로 실격됐다.

결국 우리 한국 쇼트트랙이 그간 석연치 않았던 판정으로 인해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금메달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았던 행운의 판정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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