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기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천지일보=김지헌기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

국제동물권단체 ‘LCA’와 개식용 금지 캠페인 ‘꽃개프로젝트’ 전개

“개식용 금지‘ 조항 없어 식품과 반려동물 사이에서 애매모호”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있듯 동물은 인간과 오랫동안 함께 해왔다. 그런 동물에 대해 인간사회에서 인간만의 편의를 위해 산업적 착취를 받는 것을 반대하며 동물도 고통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바로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27,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환경지리학 생물다양성 보전 석사)이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대표는 “동물해방물결(동해물결)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동물복지적인 차원이 아니라 인간사회에서 산업적 착취로 고통받는 모든 동물에 대해 신체적 고통을 없애는 ‘동물권’을 의미한다”며 단체를 소개했다.

비영리단체인 이들 동해물결은 ‘동물복지’가 아닌 ‘동물권’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단체는 발족한지 불과 3개월째인 신생 단체이지만 인터넷 홈페이지 회원 수는 수백명을 육박할 만큼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지연 동해물결 대표는 황금개의 해를 맞은 2018년 1월말부터 첫 번째 글로벌 캠페인 ‘개고기금지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국제동물권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ast Chance for Animals)’와 연대해 국제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개농장의 산업적 착취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농축산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28.1%(593만 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추산되는 반려동물 수는 약 700만마리로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도달하게 됐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행법상 ‘개’는 반려동물로 포함된다. 동시에 가축법에도 포함된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에는 ‘식품’이 아니다. 하지만 이른바 ‘개식용 금지’에 관한 조항도 없기에 개의 법적인 위치는 식품과 반려동물 사이에서 모순된 정의로 정확히 구분·명시돼 있지 않다.

이지연 동해물결 대표는 “개의 모순적인 법적 지위를 반려동물로 통일해야 한다. 이 같은 법적 모순에 방관을 지속하며 법의 회색지대에서 개고기를 둘러싼 갈등을 키운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동물해방물결 소속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의 법적 지위를 반려동물로 통일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가운데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개고기를 금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7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동물해방물결 소속 회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의 법적 지위를 반려동물로 통일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가운데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개고기를 금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7

동물도 사람처럼 신경학적으로 고통 받을 수 있는 존재

사소한 계기로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과거에 지인과 함께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동물원에 간적이 있었는데 여러 동물들이 너무도 열악한 환경에 있었고 고통 받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면서 “이로 인해 동물들의 처우를 개선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물은 자연의 동물(야생동물)과 인간사회의 동물(동물원 사육)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 동물도 신경학적으로도 고통 받을 수 있는 존재이므로 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개체 수준에서 논하고 보장해야 한다”면서 “말로 ‘아프다’는 것을 표현하지 않는 동물들도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동물해방물결이 개고기금지캠페인을 먼저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개는 이미 현행 법에서 ‘반려동물’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고 그리고 대중적으로 ‘반려동물’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전략적으로 그 해방이 더 용이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정부가 개의 법적 지위를 반려동물로 통일하고 대만, 필리핀 등의 해외 사례처럼 개를 식용으로 사육, 소비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촉구해나갈 예정”이라며 “축산법과 동물보호법에서 각각 가축과 반려동물로써 언급되는 개 법적지위를 정비하고자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대중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해물결은 지난 7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고기금지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한 ‘꽃개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국회 앞, 광화문 세종로공원, 평창, 전주, 광주, 대구, 부산 등을 거쳐 오는 28일 청와대까지 순회할 예정이다. 또 단체는 소, 돼지, 닭 등 자본주의 사회에서 착취당하는 여타 동물의 해방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천지일보=김지헌기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끝내고 동물해방을 위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천지일보=김지헌기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끝내고 동물해방을 위한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이 대표는 “여태껏 정부는 침묵해왔다. 그동안 사회적합의가 없다는 이야기만을 하면서 ‘노코멘트’로 일관했다”며 “현행 동물보호법이 이미 ’반려동물’로 개의 법적지위를 보장하고 있는 만큼 가축법에서도 개를 삭제해 법적 모순과 개고기 논란을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활동에 대한 시민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단체에서 활동을 전개하기도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하시고 동물해방에 서명을 하신 분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권’을 알리고 단순히 유기견을 구조하는 활동이 아닌 동물도 신경학적 고통을 받는 존재로서는 사람과 다를 것이 없고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가 인간이라고 해서 도덕적으로 정당화 받기 어렵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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