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 한복 입고 무대 올라
쇼트+프리댄스 ‘147.74점’
“우리문화 전하고 싶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 조가 올림픽 무대에서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한복 차림으로 연기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민유라-겜린 조는 20일 오전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연기를 펼쳐 기술점수(TES) 44.61점에 예술점수(PCS) 41.91점을 받아 프리댄스 총점 86.52점을 기록했다. 전날 받은 쇼트댄스 점수(61.22점)를 합산하면 총점은 147.74점이다.
한국 최초로 올림픽 프리댄스에 진출한 민유라-겜린 조는 이날 한복을 개량한 경기 복장을 입고 ‘홀로 아리랑’ 선율에 맞춰 애절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겜린이 제자리에서 민유라를 들어 올리는 첫 번째 수행요소인 스테이셔너리 리프트(레벨4)를 훌륭히 마친 민유라-겜린 조는 원형으로 이동하는 서큘러 스텝 시퀀스(레벨3)와 난도가 높은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까지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이어 겜린이 민유라를 들고 직선으로 이동하는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레벨4), 겜린과 민유라가 나란히 서서 똑같이 돌며 이동하는 동작의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레벨2),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다이어고널 스텝 시퀀스(레벨3), 겜린이 민유라를 들고 도는 동작의 로테이셔널 리프트(레벨3) 등도 무난히 소화했다. 마무리는 바닥에 앉아 한 손을 부드럽게 들어 올리는 자세로 완성했다.
한편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한국을 국적으로 택한 민유라는 지난해 9월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4위를 기록하며 평창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 11일 쇼트댄스에서는 연기 도중 민유라의 상의 후크가 풀어지는 바람에 점수는 51.97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19일 쇼트댄스에서는 61.22점을 따내 목표했던 프리댄스 진출에 성공했다. 민유라는 전광판에 점수를 확인하고 나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쇼트댄스를 통과해야 아리랑 연기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 울음이 터졌다”라고 말했다.
민유라-겜린 조의 코치들은 아리랑이 외국 심판에게는 낯선 곡이기 때문에 음악을 바꾸자고 했지만 민유라와 겜린은 올림픽을 맞아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전하고 싶다는 이유로 배경음악으로 ‘아리랑’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