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왼쪽)가 플라워세리머니에서 어사화수호랑을 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차민규(왼쪽)가 플라워세리머니에서 어사화수호랑을 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준비 많이 했는데, 아쉬운 건 짧은 다리” 재치 농담

쇼트트랙서 종목 전향한 신의 한수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다크호스’ 차민규(25, 동두천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와는 불과 0.01차로 아쉽게 메달 색깔이 바뀌면서 진한 여운을 남긴 경기였다.

차민규는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4초 42를 기록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 작성된 기존 올림픽 기록(34초 42)과 동률을 이뤄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14조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차민규는 초반 100m를 9초 63의 기록으로 주파해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역주를 펼쳤다. 200m 구간에서는 선두보다 0.02초차 앞서며 메달 진입을 기대케 했다.

마지막 인코스에서 더욱 스퍼트에 박차를 가한 차민규는 34초 4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올림픽 신기록 타이를 이뤄 1위로 올라서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8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모태범(29, 대한항공)이 깜짝 금메달을 따낸 것처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다만 아쉽게도 차민규의 기록은 16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노르웨이의 호바드 로렌트젠이 0.01초 빠른 34초 41로 통과해 새로운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했고, 차민규는 2위로 내려앉았다. 다행히 이후 18조까지 남은 경기를 치르는 동안 차민규보다 빠른 기록을 낸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서 은메달이 확정됐다. 3위는 중국의 가오팅위(34초 65)에게 돌아갔다.

19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34초 42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차민규가 태극기를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9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34초 42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차민규가 태극기를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차민규의 은메달로 한국은 8년 만에 스피드스케이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남자 500m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평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3번째 메달이자 역대 12번째 메달이었다.

차민규는 쇼트트랙 선수였으나 2011년 대학교로 진학하면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꿨다. 이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500m와 2017 삿포로 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알마티 동계 유니버시아드 남자 500m와 10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평창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월드컵 3차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주목을 받았다.

경기 후 차민규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아쉬운 건 짧은 다리”라고 농담을 던져 기쁘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재치 있게 표했다. 또한 종목을 전향한 것에 대해서는 “몸싸움을 싫어해 종목을 전향했는데 신의 한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민규와 함께 남자 500m에 나선 김준호(23, 한체대)는 35초 01로 12위를 기록했다. 김준호는 스타트에서 미끄러지는 큰 실수만 아니었어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기에 아쉬움을 남겼다. 11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모태범은 35초 154로 16위로 마쳤다.

한편 김보름(25, 강원도청)·박지우(20, 한체대)·노선영(29, 콜핑)이 팀을 이룬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는 8팀 중 7위를 기록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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