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본문 내용과 무관함. ⓒ천지일보(뉴스천지)DB

수학 나 출제범위, 증가 예상

“수능 개편 원칙에 어긋난다”

“시험범위 축소 적극 나서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교육단체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범위 정부안에 대해 문과생 수학 학습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시험범위 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 에듀웰센터 컨벤션홀에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를 열고 수능 출제범위 정부안을 공개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 나형의 출제범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학 나형은 인문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시험영역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교육부는 ‘수학 나형’의 출제 범위를 ‘공통수학, 수학Ⅱ, 확률과 통계’로 하는 안과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로 하는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면서 “두 가지 안 모두 학습 부담이 가중되는 등 수능 개편 원칙에 어긋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제시한 1안의 우려점이 현실과 떨어져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교육부가) 우려점으로 제시한 ‘고1과정(공통수학)은 수능출제 시 제외한다는 그간 출제 기조와 배치된다’는 내용은 전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고1 과정은 수능 출제 시 제외한다는 기조는 이전에도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보다 본질적인 우려점은 공통수학이 들어가면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라며 “공통수학은 8단위 과목으로 2학기 동안 배울 양이므로 현재의 범위보다 최소 3단위는 증가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수학 나형’의 출제범위를 1안으로 결정할 경우 교육부가 제시한 기대효과이자 수능 개편 원칙인 학습 부담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중된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수리 나형’ 2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미적분Ⅱ’의 단원이었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수학Ⅱ’에 포함돼 학습 내용이 매우 어려워진다”며 “‘수학Ⅱ’는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함수 내용이 3분의 2에 삼각함수까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모두 현행 교육과정으로는 이과과목 중에서도 난도가 높은 ‘미적분Ⅱ’에 들어 있는 내용”이라며 “문과 학생들로서는 수능 시험범위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는 것으로 인한 학습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수험생의 학습 부담 가중이 뻔한 안을 ‘학습 부담 완화’를 출제범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운 교육부가 제시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수학 나형’ 수능 시험범위 축소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교육과정 주요 개정 내용으로 과다한 학습량으로 진도 맞추기에 급급하고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양산되는 수학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인 과다한 학습량 경감과 수포자 양산 문제 해결을 위해 문과 학생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의 수능 시험범위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중 ‘수학 가형’에서 ‘기하’를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일각에서 진로선택 과목인 ‘물리Ⅱ·화학Ⅱ·생명과학Ⅱ·지구과학Ⅱ’가 시험 범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기하’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단체는 “이미 교육과정의 파행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많고 수능시험 대비로 인해 3학년 2학기에는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라며 “그런데 여기에 ‘기하’까지 넣는다는 것은 이과 수학 교육과정의 파행을 국가가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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