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제비엔날레2018’ 설 연휴 관람객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강원국제비엔날레2018’ 설 연휴 관람객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현대사 100년 비극 다뤄 국내외 관심 집중

23개국 58개 팀 참여… 110여 작품 전시돼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문화올림픽의 일환이자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미술전시도 호평 속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3일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이 개막했다. 전시는 패럴림픽이 끝나는 오는 3월 18일까지 강원 강릉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 일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악(惡)의 사전’이다. 이는 현대사 100년 동안의 비극적 상황을 배경으로 양심과 방임이 교차하는 당대의 문제들을 진단·논의하기 위해 설정된 주제다.

홍경한 예술총감독은 전시에 대해 “인간다움 또는 인간가치에 대한 물음”이라며 “비극적인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우회하지 않을 때 비로소 인간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볼 수 있다. 전시의 목적은 바로 그 생각을 할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국제비엔날레2018’ 설 연휴 관람객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강원국제비엔날레2018’ 설 연휴 관람객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전시에는 23개국 58개 팀이 참여했고 총 110여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출품작은 미디어·조각·설치·회화·퍼포먼스 등 다양하며, 전쟁·학살·난민·오염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전시장은 크게 A홀과 B홀로 나뉜다. A홀에는 회화와 사진, 일부 설치작품이 정적으로 전시돼 있으며 B홀에는 설치작품들이 무질서하게 배치돼 있다.

전시장에는 설 연휴 동안만 2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조숙현 큐레이터는 “실제 참여 가능한 작품, 아이와 함께 감상하면 좋은 작품 추천 등 다양한 기획이 준비돼서 많은 분이 찾아주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ZDF는 강릉을 찾아 한국의 분위기, 환경, 올림픽 시설 등을 보도했고 이번 전시도 취재했다. ZDF는 양아치 작가와 이해민선 작가의 작품을 집중 취재했다. 두 작가는 알파인 스키장 건설을 목적으로 파괴된 가리왕산을 주제로 작업했다.

양아치 작가의 ‘가리왕, Tree Man, 孔雀夫人 Sings’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양아치 작가의 ‘가리왕, Tree Man, 孔雀夫人 Sings’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가리왕, Tree Man, 孔雀夫人 Sings’라는 작품을 출품한 양아치 작가는 가리왕산의 환경 파괴로 공작부인과 트리맨이라는 기형 생물체가 탄생하고, 결국에는 트리맨이 악의 얼굴로 종결되는 모습을 설치 작업으로 표현했다.

이해민선작가의 ‘세워진, 종이 위에 흑연’과 ‘지워지는, 돼지 사료 포대 위에 유성볼펜’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이해민선작가의 ‘세워진, 종이 위에 흑연’과 ‘지워지는, 돼지 사료 포대 위에 유성볼펜’ (제공: 강원국제비엔날레)ⓒ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9

이해민선 작가는 이틀간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 500년 된 나무를 잘라야 했던 가리왕산의 나무, 멸종 위기의 동물들, 역사에서 가려지고 지워진 여성들을 돼지 사료 포대 위에 유성 볼펜으로 그렸다. 포대 위 그림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데, 이는 알파인 스키장 건설로 사라지는 가리왕산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의도다.

전시장에서는 하루 총 4회, 한 시간 동안 전시 안내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작품 옆 캡션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스캔하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중 원하는 언어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장을 지나는 문화올림픽무료셔틀버스도 운행되고 있어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관람 전후 접근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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